"감자칩이 9100원? 안 먹고 만다"…부자들도 지갑 '꽁꽁'

입력 2024-07-12 11:01   수정 2024-07-12 11:19


코로나19 사태 후 미국 식품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하자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는 식으로 '저항'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부랴부랴 가격 동결 혹은 인하에 나서는 모양새다.

세계적 식품 대기업 펩시코는 올 2분기 북미 지역 음료와 스낵 사업부에서 판매가 각각 3.5%와 4% 감소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2분기 전체 매출 증가율은 1.9%로,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2.9%)를 밑돌았다.

펩시코는 '레이즈', '도리토스', '펩시' '마운틴듀'와 같은 널리 알려진 과자, 음료 제품 등을 판매한다. 펩시코 라몬 라구아르타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소득계층에서 가격 민감도가 높아졌다"며 "구매를 덜 하거나 더 저렴한 유통업체 자체브랜드(PB) 제품으로 바꾸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애널리스트 대상 설명회에서 "고소득 소비자들이 가격이 비싼 식당 대신 싼 곳으로 가거나, 아예 집에서 식사하는 선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식품 가격이 지속해서 오른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연방준비은행(FRB) 자료에 따르면 16온스(454g) 감자칩 한 봉지 평균 가격은 5월 기준 6.63달러(약 9100원)로 2년 전보다 18% 뛰었다. 펩시코도 작년 말까지 8분기 연속으로 10% 이상 제품 가격을 올려왔다. 올해 들어서도 5%씩 인상을 단행했다.

이날 발표된 6월 미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집에서 먹는 음식 물가는 전월 대비 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과일과 채소는 0.5% 내렸고 시리얼과 빵은 0.1%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판매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할 여지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라구아르타 CEO도 "올해 하반기에 할인 마케팅과 광고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식품회사와 식당들이 재료가격 및 인건비 상승에 따라 꾸준히 가격을 올려오다 최근 판매량과 고객 수가 감소하기 시작하자 대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으로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날드가 한 달간 5달러 세트 메뉴를 내놨고,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타깃은 우유, 빵, 기저귀 등 5000개 일상 용품 가격을 내린다고 밝혔다.

아넥스 자산운용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라이언 제이콥슨은 로이터통신에 "소비자들이 작년에는 가격 인상을 받아들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임금이 올랐어도 큰 도움이 될 정도는 아니라서 필수적이지 않은 소비는 줄이고, 구매할 땐 여러 곳을 비교하는 등의 방식으로 저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걱정할 일은 아니고, 신중한 태도로 돌아가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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