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만에 36% 폭등한 테슬라…그 뒤엔 '이들'이 있었다 [양병훈의 해외주식 꿀팁]

입력 2024-07-13 06:30   수정 2024-07-1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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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학개미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테슬라의 주가 반등입니다. 테슬라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2일(현지시간)까지 35.96%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 상승률(+5.14%)을 크게 따돌렸습니다. 애플(+10.76%), 엔비디아(+9.43%) 등 주요 빅테크와 비교해도 상승률이 월등히 높았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국내 투자자(개인과 기관 합산, 증권사의 자기자본 투자는 제외)가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한 해외 종목은 테슬라로, 당시 보유액은 110억1511만달러였습니다. 이들에게 희소식입니다.

"주가 흐름을 보다 길게 보면 테슬라는 다른 빅테크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주요 빅테크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아직 사상 최고가(2021년 11월 4일 409.97달러)까지 갈 길이 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상승이 테슬라 투자자에게 고무적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연구원은 지난 3일 테슬라 목표주가를 275달러에서 300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그는 "예상보다 강력했던 테슬라의 올 2분기 전기자동차 인도량 증가는 이 기업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보통 실적 개선과 관련 있습니다. 테슬라도 마찬가지로 최근 실적 전망치가 개선돼 주가가 올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테슬라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12M EPS) 전망치는 최근 3.0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28일 2.97달러 대비 2.0% 높아진 수치입니다. 그런데 이 내용으로만 고개를 끄덕이고 넘어가려니 뭔가 개운치 않습니다. 테슬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주요 빅테크와 비교해 여전히 너무 높기 때문이죠.


12M EPS를 분모로 놓고, 주가를 분자에 놔서 산출하는 지표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 PER)'이라고 합니다. 12M PER은 특정 종목의 주가가 실적 대비 적정한 수준인지를 볼 때 쓰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주가가 분자이기 때문에 12M PER 수치가 다른 종목 대비 너무 크면 해당 종목의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으면 저평가됐다고 보는 게 증권가 애널리스트의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테슬라의 12M PER은 지난달 28일 66.67배였습니다. 같은 날 주요 빅테크의 12M PER을 보면 엔비디아 39.93배, 아마존 37.43배, 마이크로소프트 33.64배, 애플 29.56배, 메타 23.27배 등이었습니다. 급등 전임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12M PER이 다른 빅테크와 비교해 월등히 높았습니다. 심지어 최근 고평가 논란에 시달리는 엔비디아보다도 12M PER이 높았습니다. 이후 주가 급등으로 테슬라의 12M PER은 더 극적으로 높아졌습니다. 최근 테슬라의 이 수치는 81.88배로, 엔비디아(36.83배)를 두 배 이상 웃돌았습니다.

테슬라 주가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배경이 뭔지를 속 시원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이런 현상에 흥미를 갖고 설명하려는 시도는 증권가에 계속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주요 언론이 내는 기사가 흥미롭습니다. 금융행태학으로 유명한 허쉬 셰프린 미국 산타클라라대 리비경영대학원 교수는 지난 4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기고문에서 "테슬라는 어떤 방법으로 적정 주가를 산출해도 고평가 상태라는 결론이 나오는데, 이는 이 종목에 대한 투자자의 (긍정적) 감정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프리랜서 작가 앤더스 바일런드는 지난해 12월 미국 경제전문지 모틀리풀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나는 테슬라를 2014년 처음 매수했고, 2019년 10월 주가가 급락했을 때 이 종목 보유량을 두 배로 늘려 최종적으로 16배의 수익을 얻었다"며 "이 종목을 매수한 건 일론 머스크가 뛰어난 혁신가라는 것, 그가 장기적으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거라는 비전이 나를 매료시켰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지구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여정에서 테슬라는 엄청난 이익을 챙길 것으로 보였고, 이 대담한 계획에 몰입하지 않기는 어려웠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마캐팅 기업 초이스해킹의 창업자 젠 클라인헨스 역시 미국의 개방형 콘텐츠플랫폼 미디엄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비슷한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머스크는 사실 테슬라 창업자가 아닌, 이 회사의 네 번째 최고경영자(CEO)"라며 "머스크를 자수성가한 사람, 엔지니어, 남성성이 강한 리더, 미래학자, 밈(meme·인터넷 유행) 군주 등으로 묘사하는 '컬트'(숭배)가 사람들의 결집을 끌어내 테슬라 주가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머스크의 중독성 있는 카리스마, 테슬라를 타는 걸 높은 사회적 지위와 결부시키는 마케팅도 테슬라 주가 상승의 배경"이라고 했습니다.

주가 전망에 투자 심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은 아직 증권가에서 '비주류'의 지위에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증시의 베타(변동성)가 추세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증권가도 이를 점차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테슬라 주가가 처음 100달러대에 올랐던 2020~2021년에는 이 종목에 대한 월가 애널리스트의 투자 의견이 '매도' 일색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닙니다. 레피니티브 집계에 따르면 이 종목에 대한 월가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 컨센서스는 현재 '중립'입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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