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이것'이 있다"…삼성전자의 차세대 '비밀 병기' [황정수의 반도체 이슈 짚어보기]

입력 2024-07-13 18:18   수정 2024-07-13 18:52


삼성전자가 내년 'HBM4' 경쟁에서 TSMC와 SK하이닉스의 연합을 이길 수 있을까.

'HBM4'는 HBM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 양산에 신기술이 도입되고 고객 맞춤형 기능이 대거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서다.

우선 D램을 쌓아 만드는 HBM의 가장 밑단 '로직다이'를 파운드리 공정에서 만든다. 고객 맞춤형 제작에 능한 파운드리 기업이 로직다이를 만들면 HBM4의 성능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어서다. 이를 위해 HBM의 강자 SK하이닉스는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와 손을 잡았다.

두 기업의 연합에 삼성전자는 어떻게 대응할까. HBM과 파운드리 사업을 모두 하는 종합 반도체기업의 장점을 살리는 전략을 짰다. 로직다이를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담당하는 것이다. 이른바 '턴키 서비스'. 이렇게 HBM4 시장을 놓고 '삼성 VS SK하이닉스·TSMC 연합군'의 경쟁 구도는 이렇게 형성됐다.
삼성 "HBM4에선 TSMC·SK하이닉스 연합군 이긴다"
시장에선 HBM4 경쟁에서 SK·TSMC 연합의 우위를 점친다. HBM 1등과 파운드리 1등이 손 잡았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 고위 관계자에게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

"TSMC와 SK하이닉스 연합을 삼성전자가 이기고 HBM4를 엔비디아에 납품할 수 있을까요?" 자신감이 담긴 답이 돌아왔다.

"HBM4 자신 있습니다. 왜냐하면 SK하이닉스와 TSMC에 없는 게 삼성전자엔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일까. 바로 반도체 '설계'와 관련한 기술, 노하우와 인력들이다.
애플이 못하는 모뎀칩 설계도 삼성은 가능
로직다이는 HBM의 ‘두뇌’ 역할을 한다. 중앙처리장치(CPU) 같은 프로세서처럼 HBM을 컨트롤한다. 성능은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 얼마나 잘 설계하는 지가 좌우한다. CPU, GPU, AP, 컨트롤러 등을 직접 개발·설계하는 '팹리스'의 역량이 필요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팹리스 역할을 하는 시스템LSI사업부란 수천 명 규모 조직을 갖추고 있다. 핵심 제품은 '엑시노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갤럭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엑시노스 2400 등이 대표적이다.

통신용 칩인 '모뎀칩'을 설계, 개발할 수 있는 전 세계 몇 안되는 반도체기업이기도 하다. 애플도 인텔 모뎀칩사업부까지 인수해가며 모뎀칩 직접 개발에 나섰지만 계속 실패하고 있다.

TV, 스마트폰 등의 디스플레이 화면에 필수적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은 삼성전자가 세계 1위다. 카메라의 눈 역할을 하는 이미지센서는 삼성전자가 소니에 이어 세계 2위다. 이 제품들은 시스템LSI 소속 인력들이 직접 설계하고 판매하는 반도체다.

네이버에 납품이 예정돼있는 인공지능(AI) 가속기 '마하1'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북미 법인 R&D 조직과 함께 맡고 있다.
로직 인력 노리는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와 TSMC는 각각 HBM 개발 및 생산, 파운드리에 강점이 있지만 시스템반도체 설계 관련 노하우와 인력은 경쟁사 대비 부족하다. 로직다이에 고객 맞춤형 설계가 필요한 HBM4에 대해 삼성전자가 특히 자신감을 나타내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HBM4 개발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엔지니어 300명을 투입한 데 이어 최근엔 HBM 전담 개발팀을 메모리사업부에 공식 출범시켰다. 개발팀엔 시스템LSI사업부 출신 인력이 다수 포함돼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도 TSMC와 지난 4월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HBM4 개발을 본격 준비 중이다. 각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업체들끼리 협력하기로 한 만큼 HBM 1위 수성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력 확충에도 나섰다. 주요 타깃은 시스템반도체 전문가. 오는 15일까지 로직 설계 등과 관련한 경력직을 채용한다. 삼성전자 등 경쟁사 직원들도 영입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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