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해 연간 1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사업 부진'으로 폐업한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15일 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개인·법인)는 98만6487명으로 집계됐다. 전년(86만7292명)보다 11만9195명 증가한 것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다.
폐업자 수는 2020∼2022년 8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100만명 가까이 상승했다. 폐업 사유별로 보면 '사업 부진'이 48만218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40만6225명)과 비교하면 7만5958명(18.7%)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폭 증가다.
이어 기타(45만1203명), 양도·양수(4만369건), 법인전환(4685건) 등이 폐업사유로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소매업 폐업이 27만6535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비스업(21만7821명), 음식업(15만8279명) 순으로 집계됐다. 부동산임대업(9만4330명), 건설업(4만8608명) 등 지난해 불황이었던 부동산 관련 폐업자도 많았다.
지난해 폐업률은 9.0%로 2016년(11.7%) 이후 지속 하락하다 8년 만에 상승세를 보였다. 폐업률은 가동사업자와 폐업자의 합계 대비 폐업자 수 비율이다.
한편,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등 중심으로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도 폐업 행렬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자영업자는 올해 1분기 약 2년 만에 마이너스(-9천명)로 돌아선 뒤 2분기 10만1천명 줄며 감소 폭을 키우고 있다.
특히 올해 2분기 고용원 없는 영세 자영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만4100명 줄며 2015년 4분기(-11만8200명) 이후 8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물가가 안정세에 있고 금리도 내려갈 수 있는 만큼 하반기 내수 회복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하지만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부채 부담을 해소할 만큼의 충분한 매출 회복은 당장 어려울 것으로 보여 폐업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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