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자 컴퓨터 기술 2.3점 '꼴찌'…中 35점으로 美 이어 2위

입력 2024-07-15 16:00   수정 2024-07-15 16:01

산업과 안보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세계 각국이 주목하고 있는 양자 기술. 크게 양자 컴퓨터와 양자 센서, 양자 통신으로 나뉜다. 미국의 양자 컴퓨터 기술을 논문, 특허 등의 질을 따져 100점이라고 할 때 한국은 몇 점일까. 겨우 2.3점에 불과하다. 중국은 35점으로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독일(28.6점)과 일본(24.5점), 영국(24점)이 뒤를 이었다. 캐나다(23.2점), 스위스(19.6점), 네덜란드(17.9점), 프랑스(16.1점)도 한국을 크게 앞질렀다.


역시 미국(100점)이 정점인 양자 센서 분야에서도 한국의 점수는 고작 2.9점이었다. 중국(40.9점)이 독일(40.7점)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영국(33.6점), 일본(31점), 스위스(29.3점) 순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26일 내놓은 ‘글로벌 기술수준 지도’에 담긴 내용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글로벌 R&D(연구개발) 특별위원회 제3차 회의를 열고 인공지능(AI)과 양자, 바이오 세 가지 국가핵심기술에 대한 ‘글로벌 R&D 전략지도’를 공개했다. 작년 11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장 대통령) 전원회의에서 ‘글로벌 R&D 추진전략’을 발표한 뒤 내놓고 있는 후속 절차다. 글로벌 R&D 전략지도는 글로벌 기술 수준 지도, 기술별 협력전략 지도 두 개로 나눠 제작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심해지면서 과학기술이 외교와 안보의 주요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글로벌 R&D 추진 체계를 정비하고 우방국과 과학기술 협력을 확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글로벌 기술수준 지도(점수)는 2014년~2023년 피인용 상위 10% 논문 수를 토대로 산출한 논문 표준화 점수, 2012년~2023년 삼극특허(미국·유럽·일본에 동시 등록된 특허) 수로 산출한 특허 표준화 점수와 전문가 델파이 조사(정성평가) 점수를 합산했다. 미국의 기술 수준이 기준점으로 1위다.

미국에서 양자컴퓨터와 관련해 가장 뛰어난 논문을 쓰는 곳은 하버드대와 MIT, 메릴랜드대, 칼텍, 시카고대로 나타났다. 일본은 도쿄대와 게이오대, 영국은 옥스퍼드대와 브리스톨대가 꼽혔다. 특허의 경우 미국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이온큐, 아마존이 상위 그룹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텐센트, 영국은 캠브리지 퀀텀이 꼽혔다. 퀀텀밸리를 조성해 지원하고 있는 캐나다는 디웨이브시스템과 자나두 등이 우수한 특허를 냈다.

바이오 분야 글로벌 기술수준 지도도 양자 기술과 사정이 비슷하다. 합성생물학의 경우 한국은 11.5점으로 중국(49.4점)과 영국(31.4점), 독일(21.3점)보다 경쟁력이 한참 떨어졌다. 유전자 세포 치료제는 6.4점으로 더 낮았다. 이 분야는 2위인 중국(26.5점)도 미국(100점)과 격차가 컸다.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도 미국이 100점으로 압도적이고 독일(32점), 영국(31.3점), 중국(27.4점) 순이다. 한국은 불과 4.1점이다.

AI는 양자, 바이오보다는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로 본 인프라 점수가 17.2점으로 세계 4위에 올랐다. 3위 영국(17.5점)에 근소하게 뒤졌다. 1위는 미국(90.8점)이었다. 중국이 73점으로 영국과 한국을 크게 따돌리며 2위에 올랐다. AI 모델링 및 인지·판단·추론 등 의사결정 영역에선 한국이 18.3점으로 세계 5위였다. 미국이 92.7점으로 1위, 중국이 75.7점으로 2위였다.

과기정통부는 기술 선진국 기업 또는 기관과 협력을 정교하게 하기 위해 글로벌 R&D 전략지도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초전도 방식 양자컴은 캐나다 디웨이브와 자나두, 반도체양자점 기술은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양자센서는 프랑스 소르본대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독일 뮌헨공대 등과 협력하는 식이다.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R&D를 다양한 형태로 추진할 방침이다. 양자 등 국가 차원의 전략적 투자가 필요한 사업은 ‘플래그십 프로젝트’로 선정해 적극 지원한다. 개발도상국 인재 확보와 신시장 개척 차원에서 대형 ODA(국제개발원조) 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부처별로 긴급한 국제협력 R&D를 지원하는 ‘수요 대응형 R&D’도 신설한다.

과기정통부는 AI와 양자, 바이오 외에도 2차전지, 수소 공급, 무탄소 신전원, CCUS(탄소포집·이용·저장), 풍력, 태양광, 전력망 7개 분야에 대한 글로벌 R&D 전략 지도를 마련했다. 글로벌 R&D 특위 위원장인 류광준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3차관)은 “앞으로 외교, 기술사업화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전방위로 활용해 글로벌 R&D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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