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가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광역단체이자 전국에서 최고령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전남은 의료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3월 정부가 국립의대 신설 방침을 확인하면서 추진 동력을 얻었다. 도는 민선 8기 내 국립의대 설립 기틀을 확실히 다져놓겠다는 방침이다.
15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8일 국립의대 신설 정부 추천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추천대학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용역기관(에이티커니코리아·법무법인 지평)이 3단계 평가를 거쳐 추천 대학을 선정하면 10월 중 의대 설립 대학을 정부에 추천할 계획이다.
전남 내 국립의대 후보로는 목포대와 순천대가 거론된다. 도는 당초 ‘통합 의대’를 추진했으나 정부 요청에 따라 용역을 통한 공모 방식으로 선회했다.
전남은 의료 취약지로 꼽힌다. 의과대학이 없는 유일한 광역단체다. 전남(인구 180만 명)보다 인구가 적은 전북(175만 명)에 2곳, 충북(159만 명)에 2곳, 강원도(152만 명)에 4곳의 의과대학이 있는 것과 비교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남은 10일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26.67%로 노인 인구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반면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1.74명으로 전국 평균인 2.18명보다 0.44명 적다.
도 관계자는 “상급병원이 없어 매년 70만 명이 대도시로 원정 진료를 떠나 연간 1조5000억원의 의료비가 역외로 유출된다”며 “공중보건의사도 지속해서 감소해 지역 공공의료 시스템마저 붕괴할 위기”라고 말했다.
전라남도는 열악한 의료 환경을 개선하고자 지난 30년 동안 지역사회와 대학, 사회단체 등과 함께 정부에 의대 설립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민선 8기 들어 국립의대 신설을 핵심 공약으로 정하고 전담부서까지 뒀다. 올 1월에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의대 유치를 염원하는 범도민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정부도 호응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14일 전남에서 열린 스무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전라남도의 국립의대 추진 문제는 먼저 어느 대학에 할 건지를 정해서 알려주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같은 달 20일 정부 합동 담화를 통해 “의대가 없는 광역단체인 전남의 경우 지역 내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고, 절차에 따라 신청이 이뤄지면 정부가 신속히 검토해 추진할 것”이라고 의대 신설 방침을 재확인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전남도민이 지난 30년 동안 염원해 온 국립의대와 부속병원을 설립할 길이 드디어 열렸다”며 “10월까지 의대 공모 절차를 마무리하고 정부로부터 정원을 배정받아 2026년 국립의대 개교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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