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K웨이브가 더 큰 파도를 일으키려면

입력 2024-07-15 17:26   수정 2024-07-16 00:13

지난해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식료품과 화장품, 의류 등 경공업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9.8%(한국무역협회 통계)였다. 1993년(30.0%)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다.

과거 경공업은 값싼 노동력을 앞세워 신발, 가발 등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저부가가치 산업이었다. 2020년대 이후 도래한 ‘경공업 2.0’은 사뭇 다르다. 글로벌 선진국이자 경제 규모 10위권인 한국의 위상과 소프트파워에 걸맞은 고부가 소비재를 쏟아내고 있다.

K팝, K드라마 등 K콘텐츠로 시작된 ‘K웨이브’가 푸드 뷰티 패션 등 스타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K콘텐츠를 접한 세계인들이 한국인이 먹고 바르고 입는 스타일에 관심을 두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메이크업 브랜드로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 편의점 1위 세븐일레븐 입점에 성공한 클리오의 윤성훈 부사장은 “K컬처에서 유래한 감성과 콘텐츠 등은 중국 등 다른 국가가 쉽사리 따라 할 수 없는 K뷰티만의 독창적인 요소”라고 평가했다.

본지는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진격의 K웨이브’를 주제로 6회에 걸쳐 시리즈 기사를 내보냈다.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지에서의 현장 취재를 통해 K웨이브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미국에서 K푸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미국 2위 냉동식품 업체인 슈완스를 인수한 뒤 현재 20곳에 생산기지를 확보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올린 매출만 4조원이 넘는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필두로 한 K라면은 K푸드의 지평을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문화 현상 차원으로 넓혔다.

3만 개가 넘는 업체로 구성된 ‘K뷰티 군단’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프랑스와 호각을 다투는 핵심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K패션 역시 우영미 마뗑킴 등 브랜드가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으며 제조 강국을 넘어 브랜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K웨이브가 지난 수년간 큰 성과를 냈지만,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미국에서 만난 한 식품회사 관계자는 “한국산 김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글로벌 수준에 맞는 철저한 위생·품질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선 우려도 적지 않다”고 했다.

일본 최대 온오프라인 뷰티 플랫폼인 ‘엣코스메’ 운영사 아이스타일의 스가와라 게이 부회장은 “K뷰티 제품 기획과 개발, 마케팅 등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펼쳐야 더 다양하고 강력한 브랜드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소프트산업에 모처럼 찾아온 대도약의 호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새겨들어야 할 조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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