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15일은 암살 미수 사건으로 불붙은 대선 승리를 향한 기세를 확고히 할 수 있는 날이다. 미국 공화당은 이날부터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에서 나흘간 전당대회를 연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정식 지명되며,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도 공개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진영은 궁지에 몰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 사건에도 움츠러들지 않고 오히려 강인한 모습을 보이며 고령 논란에 휘말린 바이든 대통령과 극명하게 대비돼서다. 암살 사건을 겪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이전만큼 격렬한 비판을 하기도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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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밀워키가 있는 위스콘신주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경합주로 꼽혀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는 이곳에서 공화당이 승기를 굳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른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한 뒤 곧바로 위스콘신주에서 전당대회가 열리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격렬한 지지 열기를 이어갈 수 있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암살 미수로 부상당한 지 하루 만인 14일(현지시간) 밀워키에 도착했다. 그는 이날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어제의 끔찍한 일로 인해 내 위스콘신 방문과 공화당 전당대회 일정을 이틀 연기하려고 했으나 총격범 또는 암살 용의자가 일정표나 다른 어떤 것을 강제로 바꾸게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미 보수 성향 매체 워싱턴이그재미너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나라 전체와 세계 전체가 함께 뭉칠 기회”라고 말했다. 또한 “밀워키에서 말할 예정이던 기존 연설문을 다시 썼다”며 “역사의 요구에 부합하는 연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하나로 모을 기회이며, 내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도층 포용을 위해 밀워키 전당대회의 찬조 연설자 명단에 공화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새롭게 포함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캠프 측은 잠시 정치적인 비판을 내려놓기로 했다. 바이든 캠프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는 TV 광고와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발송을 중단했다. 선거운동원들에게 ‘SNS와 공개 석상에서의 어떤 논평도 삼가라’고도 지시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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