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28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 발행을 추진한다. 이번 EB는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크래프톤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발행할 예정이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8월 EB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교환 대상은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크래프톤 지분 83만3330주(지분율 1.72%) 전량이다.
크래프톤 주식은 약 2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약 2300억원이다. 여기에 약 15~20%의 할증률을 적용해 2700억~2800억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016년 크래프톤(당시 블루홀)에 50억원을 투자해 상환전환우선주(RCPS) 16만6666주를 매입했다. 이후 보통주 전환 및 무상증자 등을 거쳐 현재 지분율을 확보했다. 약 8년 만에 지분 가치가 50배 이상 높아진 셈이다.
카카오게임즈가 EB를 발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달 자금은 우선 전환사채(CB) 및 차입금 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021년 3월 5000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는데 주가가 전환가의 절반 이하 수준이어서 조기상환 청구가 들어왔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4월 차입금 3300억원과 자체 현금 400억원을 모아 CB 3700억원을 조기 상환했다. 오는 9월 CB 잔액 925억원도 조기 상환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현금은 별도 기준으로 약 2500억원으로 추산됐다. 빚을 갚을 여유가 있지만 후속 게임 개발과 글로벌 마케팅 등에도 자금이 필요한 만큼 EB를 발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 주가가 올해 상승세를 보여 EB 발행에 기관투자가의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이상기/최석철 기자 remi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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