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설마 이럴 줄은"…몇 달 사이 '276조' 날아갔다

입력 2024-07-18 00:44   수정 2024-07-18 01:37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전세계 명품 업계 주가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분석가들이 중국의 사치품 수요가 단시일내 회복될 가능성이 낮다고 경고하면서 사치품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몇 달 사이에 약 2000억달러(276조원)가까이 증발됐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글로벌 사치품 기업들마다 지난 몇 년간 성장을 이끌어온 중국 시장의 부진으로 매출과 이익이 줄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전 날 영국의 버버리는 중국 매출이 급감하면서 분기 전체 매출이 21% 줄었다고 보고했다.

독일의 패션 하우스 휴고 보스도 중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약화되면서 올해 매출과 영업 이익 예측치를 낮추었다. 이에 따라 주가는 전 날 10% 가까이 하락했다.

카르티에 소유주인 리슈먼트도 중국과 홍콩, 마카오의 분기 매출이 27%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범 중국권의 매출 감소를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일부 상쇄하고 일본 매출이 59% 급증하고 미국 매출도 증가하면서 전체 글로벌 매출은 소폭 늘었다”고 밝혔다.

컨설팅 회사 베인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 사치품 지출액 3,620억 유로(499조 7,400억원) 중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16%이다.

사치품 업계는 수년간 중국 소비자 수요에 의존해왔으며, 2017년에서 2021년 사이 시장 규모가 3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은 4.7%에 그쳐 2023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경제 성장을 보였으며 이는 로이터 여론 조사에서 예측된 5.1%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소비자 부문으로 고용 불안과 장기적 부동산 침체에 따른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기업들이 자동차에서 식품, 의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
ING의 중화권 수석 경제학자인 린 송은 "부동산과 주가 하락에 따른 부정적인 부의 효과와 전 산업에 걸친 임금 정체로 종전의 사치품 소비에서 ‘먹고,마시고,노는’ 기본 소비로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치품 업계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는 이미 낮았지만, 하반기 회복에 대한 희망도 사라지고 있다.

로이터가 LSEG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산한 바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 대한 불안감으로 사치품 업계의 시가총액은 3월 이후에만 1,800억 유로가 증발했는데 이 가운데 850억 유로(128조원)가 지난 해 한 때 유럽에서 가장 가치있는 기업이었던 LVMH에서 증발됐다.

페라리와 에르메스, LVMH, 리치몬트, 프라다 등에 투자하고 있는 GAM의 럭셔리 브랜드 투자 전략 공동 매니저인 플라비오 세레다는 재량 지출이 회복될 조짐이 아직 보이지 않지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루이비통과 디올, 티파니앤코의 모회사인 LVMH는 이 달 23일에 실적을 보고할 예정이며 구찌를 보유한 케링은 24일, 에르메스는 25일에 실적을 보고한다.

비저블 알파의 합의된 추정치에 따르면, LVMH의 2분기 매출은 이전 분기와 비슷하거나 전년 대비 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치품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버킨백 제조업체 에르메스 정도만이 2분기 매출이 13%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사치품 업계가 중국내 확장 계획을 미루는 가운데 샤넬만이 중국 본토에 새 매장을 계속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UBS 분석가인 주자나 푸스는 올 여름 파리 올림픽으로 유럽 주요 지역에서 쇼핑객이 끊겨 사치품 브랜드 매출은 더욱 줄어들 것이며, 주가 회복도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분석가는 올해 사치품 업계 전체의 성장률이 평균 4%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하반기에는 7%로 소폭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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