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생들 최저임금 또 올랐다고 당장은 '앗싸!'하겠지만 무인매장 증가 및 로봇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최저임금 제도를 도입한 지 37년 만에 처음으로 1만원 시대를 맞게 됐다는 내용이 공유되자 이런 댓글이 달렸다.
로봇이 커피를 만들고 치킨을 튀기는 일상은 우리 곁에 더욱 가까이 와 있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무인 로봇 커피 매장이 늘고 있으며 치킨 프랜차이즈들도 '치킨 튀겨주는 로봇' 도입을 늘리는 추세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은 17일 "튀김 제조용 로봇 '튀봇'(TuiiBot)을 확대해 약 30개 매장에 들이기로 했다" 밝혔다.
bhc치킨은 지난해 하반기 증미역점을 시작으로 지난달 대구경대북문점, 이달 계룡엄사·일산덕이·제부도·금호점 등 모두 6개 매장에 튀봇을 도입했다.
업체 관계자는 "매장을 새로 오픈하는 가맹점주 위주로 튀봇을 들이고 있다"며 "연말까지 모두 30개 매장에 튀봇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튀봇은 주방에서 사람 대신 튀김류 요리를 조리하는 로봇이다.
반죽옷을 입힌 재료를 기계에 올리면 로봇이 자동으로 트레이를 움직이며 조리한다.
튀봇은 bhc치킨과 LG전자의 사내벤처가 공동 개발했다.
bhc치킨 관계자는 "사전에 입력된 레시피를 기반으로 일정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촌에프앤비도 지난 2021년 로봇 제조기업 뉴로메카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교촌치킨 전용 조리 로봇을 개발해 국내 6개 가맹점에 배치했다.
올해 안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운영하는 교촌치킨 직영점 미드윌셔점과 로랜하이츠점에 뉴로메카 조리 로봇을 도입할 계획이다.
교촌에프앤비는 또 두산로보틱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튀김 로봇을 개발 중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조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방지에 도움이 된다"며 "인건비 절감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치킨 튀기기, 고기 굽기 외에 서빙도 로봇이 대신하는 매장이 늘고 있다.
테이블 오더 스마트디지털 기기 개발업체는 최대 호황을 맞았다. 정부도 인건비 부담을 느끼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키오스크, 서빙 로봇 등 기술을 보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 소상공인 종합대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 12일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노·사·공 사회적 대화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 9860원에서 170원(1.7%) 오른 1만30원으로 결정했다.
월급 기준으로는 209만6270원(주 40시간·월 209시간 근무 기준)이다.
인건비 부담에 채용보다는 자동화 시스템 서비스로 눈을 돌리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근로자들의 실질임금 상승을 위한 최저임금 결정이 오히려 인력을 줄이는 역설적인 상황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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