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장마철 북한 지뢰 하천따라 흘러올수도…수만 발 매설"

입력 2024-07-17 11:42   수정 2024-07-17 11:48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매설한 지뢰가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해 우리 측으로 떠내려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 군은 최근 북한군이 수만 발 이상의 지뢰를 새로 묻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7일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김여정의 최근 담화, 인면수심의 북한 행태 등을 고려하면 우리 국민을 괴롭히기 위해 북한이 지뢰를 의도적으로 유실시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우리 군은 북한군이 지난 4월부터 전선 지역에서 지뢰매설, 불모지 조성, 방벽 설치 등의 작업을 지속하고 있는 것을 포착했다.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한 지역 중 일부는 임진강, 역곡천, 화강, 인북천 등 남북공유하천과 연결돼 있는 곳이다. 이에 따라 집중호우로 지뢰가 유실되면 우리 지역으로 흘러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은 지뢰 매설 시 유실 방지 작업을 하지 않고 있고, 허술하고 마구잡이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집중호우 시 하천을 따라 지뢰가 우리 지역으로 흘러들어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특히 최근 발견된 나뭇잎으로 위장한 '나뭇잎 지뢰'는 육안으로 구분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접근 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한국 쓰레기들의 치졸하고 더러운 짓이 계속될 경우 우리의 대응 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하게 제기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우리 민간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맞서 오물 풍선 이외에 다른 방식의 도발 감행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우리 군은 이를 두고 북한의 의도적 지뢰 유실과 함께 무인기 도발, 대북 전단 살포 원점 사격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북한 군인들은 최근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군에 따르면 북한군은 폭염에도 임시형 천막 등 열악한 숙소에서 생활하며, 휴일과 병력 교대 없이 일일 평균 12~13시간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철야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국가 애도 기간인 지난 8일 김일성 사망일에도 작업을 실시한 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전선지역 작업 중 지뢰 폭발 사고도 10여 차례 일어나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관측됐다.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상자도 다수다. 일부 지역에서는 작업에 여군도 동원된 것이 확인됐다. 이 탓에 우리 군은 북한 군인들의 사기가 매우 떨어졌을 것으로 보고, 우발적 귀순 가능성과 함께 MDL 침범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군의 DMZ 내 작업의 진척도에 대해서 DMZ 약 250km 기준 불모지 작업은 약 10% 진도율, 방벽 설치는 약 1% 진도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 중이다.

한편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북한 도발과 재해재난에 대비한 긴급지휘관회의를 주관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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