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컨트리 가수 잉그리드 안드레스(33)가 메이저리그(MLB) 홈런더비 경기에서 미 국가를 엉망으로 부른 것에 사과했다.
안드레스는 16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올스타전 전야제 홈런더비 경기에 앞서 국가를 불렀는데, 음정을 계속 틀리는가 하면 고음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모습으로 빈축을 샀다.
당시 관중석에서는 웃음소리와 함께 야유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고, 경례하던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알렉 봄이 웃음을 참지 못하는 장면도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네티즌들은 "귀에서 피가 난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가창력 논란과 함께 안드레스가 술에 취한 것 같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최악의 국가 제창'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결국 안드레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거짓말하지 않겠다. 나는 어젯밤 취해 있었다. 전날 (국가를 부른 건) 내가 아니었다. MLB와 모든 팬, 내가 사랑하는 이 나라에 사과한다"면서 "(알코올) 중독을 끊고 필요한 도움을 받기 위해 치료시설에 들어가려 한다"고 밝혔다.
잉그리드 안드레스는 2010년 TV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뒤 작곡가로 활동하다 2020년 첫 앨범을 발표하고 본격 데뷔했다. 유명세를 타며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4번이나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국가와 관련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ESPN에 따르면 앞서 1990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경기에서의 코미디언 로잔 바 공연, 2018년 미 프로농구 NBA 올스타전에서의 팝 가수 퍼기 공연 등이 논란을 빚었다.
당시 로잔 바는 음정을 완전히 무시한 채 국가를 불렀고, 퍼기는 재즈풍으로 노래를 바꿨다가 혹평받았다. 특히 퍼기의 노래는 꽤 긴 시간 조롱의 대상이었는데, 네티즌들은 안드레스가 그를 뛰어넘었다면서 "우리 모두 퍼기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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