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스마트폰 공식 서비스 센터 수리 기사가 손님이 맡긴 휴대폰을 무단으로 반출해 사진첩을 열람한 사건이 알려졌다.
당시 30대 여성 A씨는 액정 수리를 위해 서비스센터에 휴대폰을 맡겼다가 동일한 시점에 누군가 자신의 사진첩을 1시간 넘게 본 흔적을 발견했다. 사진첩을 본 시간은 오후 8시부터 10시로 서비스센터 운영이 끝난 시점이었다.
A씨 휴대폰에는 다이어트할 때 찍어 놓은 나체 사진과 금융 거래 내용 등이 담겨있었다.
이에 A씨는 서비스센터 측에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서비스센터 측은 수리 기사가 휴대전화를 고치다 잠깐 본 것뿐이라고 둘러댔다가 폐쇄회로(CC)TV 열람을 요구하자 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사건이 확산하자 휴대폰에 저장된 개인 정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권일용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는 18일 방송되는 ‘더 풀어파일러’에서 스마트폰 디지털 포렌식에 관해 얘기하던 중 6월 발생한 휴대전화 관련 사건을 언급했다.
권 교수는 "수리 후 배터리 사용 내역을 확인해 보니 수리를 맡겼던 시간에 (수리 기사가) 사진첩과 문자메시지를 열어본 기록이 남아있었다"며 "휴대폰에 수리 모드가 있다. 수리 맡길 시 수리 모드 설정하면 개인 정보 보호가 가능하다"라고 휴대전화 관련 피해 예방 팁을 전수했다.
수리 모드는 고객의 개인정보 접근이나 유출 차단을 위해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강화하는 기능이다. 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접근이나 유출의 우려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수리 모드의 주요 기능은 사진과 동영상, 연락처, 메시지, 통화 이력 등 '고객 데이터 보호' 기능과 기본 설치 애플리케이션만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사용 제한' 기능 2가지다.
이런 수리 모드 지원 스마트폰은 갤럭시 S20 이후 모델과 안드로이드 13 운영체제 이상 기종이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설정'에서 '배터리 및 디바이스 케어' 메뉴 중 수리 모드를 실행하면 스마트폰이 재부팅된 후 설정이 완료된다. 이후에는 사진과 메시지, 계정 등 개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고 기본 설치 애플리케이션만 사용할 수 있다.
유의 사항으로는 잠금 화면이 설정돼 있지 않을 경우 수리 모드를 사용할 수 없으므로 잠금 설정이 필요하다. 수리 모드 종료 시엔 잠금 해제가 필요하기 때문에 설정한 암호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종료 방법은 2가지다. 화면 상단을 아래로 내린 후 알림 창에서 '휴대전화 수리 모드 사용 중'을 선택한다. 그 후 스마트폰을 재부팅한 뒤 잠금을 해제하면 된다. 수리 모드를 시작할 때와 같은 단계를 거쳐 종료할 수도 있다.
수리 기사의 접근을 차단하는 ‘수리모드’에 대한 검색량도 급증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수리 모드에 대한 검색량(상대값)은 6월 초 0~3이었지만 관련 보도가 나온 5일 24로 검색량이 늘었고 다음 날에는 100으로 급증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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