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살충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사건 당일인 지난 15일 피해자들이 단체로 그라운드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경북경찰청 전담수사팀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리고기 점심 식사 전인 이날 오전 6시 40분쯤 피해자 4명 등 일행 10여명은 봉화군 한 그라운드 골프장을 찾아 자체 경기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건 전 피해자들의 행적과 특이점을 파악하기 위해 봉화군 관제센터를 통해 해당 그라운드 골프장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 영상 확보에 나섰다.
이날 피해자들은 골프 경기 이후 각자 귀가한 뒤 복날을 맞이해 인근 한 식당에서 열린 식사 자리에 참석한 한 후 식사 후 경로당을 찾아 커피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를 함께 먹은 5명 중 1명은 멀쩡했는데 그는 경로당서 냉커피를 마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냉장고 안에 있던 음료로 커피 외 물과 음료수 등에 대해서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중태에 빠진 피해자 4명 중 3명은 현재까지도 의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들의 위세척액에서 살충제 성분인 에토펜프록스, 터부포스 등의 유기인제가 검출됐다.
당초 식중독을 의심했던 경찰은 수사 방향을 바꿔 용의자 특정에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과거에도 원한 관계에 의한 범죄가 있어왔다. 2015년 상주 농약사이다 사건에서는 80대 노인이 10원짜리 화투를 치다 불만이 쌓이자 불특정다수를 범행대상으로 삼고 범죄를 저질렀다. 2016년에 청송에서 있었던 농약 소주 사건으로도 1명이 사망했는데 결국 용의자는 거짓말탐지기 조사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2018년도에는 포항 고등어탕에 농약을 집어넣은 사건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 또한 작은 원한에서 돌이킬 수 없는 범죄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주목하고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날 YTN뉴스에 출연해 "범죄학적 측면에서 봤을 때 독극물을 사용하는 것은 여성 범죄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은닉하거나 폭력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약을 사용해서 상대를 해코지한다"라며 "이범 범죄 피해자도 모두 여성으로 확인됐는데 작은 지역사회에서 감정이 누적되면 저런 일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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