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양자 정상회담은 20분씩 이뤄졌는데, 윤 대통령은 원전 이슈를 회담 초반부에는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파벨 대통령이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윤 대통령은 회담 종료를 5분 앞두고 관련 발언을 했고, 2009년 한국이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의 성과를 집중적으로 설명했다고 한다. 여권 인사들은 파벨 대통령이 17일 신규 원전 사업자를 선정하는 내각 회의에 참석해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을 것이고, 회의 결과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내각 회의를 주재하는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를 설득하기 위해 비밀리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체코에 특사로 보내기도 했다. 안 장관은 ‘원전 협력에 그치지 않고 산업 협력을 확대하자’는 제안이 담긴 윤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이런 정부의 노력에도 체코는 이웃 국가인 프랑스를 의식해 마지막까지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18일 “우리 원전산업이 전반적으로 고사 직전에 몰렸는데 이제 탈원전 정책을 극복하고 세계적 추세에 따라 다시 원전산업을 회복하면 우리 산업과 지역 전체가 큰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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