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먹자고 했다간 눈칫밥 먹겠네"…비싸진 채소값에 '깜짝'

입력 2024-07-19 14:56   수정 2024-07-19 15:29


집중호우를 동반한 장마가 3주 넘게 이어지면서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폭우로 주요 산지가 침수 피해를 입은 상춧값은 kg당 1만원선을 돌파했다.

19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상추 도매가는 kg당 1만1116원으로 1주일 전보다 78.43%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334% 높은 수준이다.

상추 도매가가 kg당 1만원을 넘어선 건 지난해 9월 이후 10개월 만의 일이다. 작년 추석 연휴를 앞두고 kg당 1만3000원대까지 치솟았던 상춧값은 점차 공급이 안정화되면서 지난 5월엔 1300원선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충남 논산, 전북 익산 등 주요 산지가 폭우로 피해를 입으면서 가격이 껑충 뛰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3일 기준 국내 상추 재배 면적의 4.7%인 132㏊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적상추(상품) 100g당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전날 2018원을 기록했다. 1달 전 가격(893원) 대비 상승률은 두 배가 넘는다.

반면 수입 돼지고기 삼겹살 100g당 가격은 1414원으로 상추의 70%선에 그쳤다. 상추 가격이 삼겹살을 추월해 이른바 ‘삼겹살에 상추를 싸 먹는’일이 현실화 된 것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국내산 삼겹살(2783원)과의 격차도 크게 좁혀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궂은 날씨로 생육마저 부진해 장마가 끝나도 상추 수급이 금방 안정화되긴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깻잎(50.12%)과 호박(25.05%), 양배추(22.07%), 얼갈이배추(21.99%) 등 품목 도매가도 장마에 따른 수급 불안 영향으로 일제히 올랐다.

다만 방울토마토(-18.17%), 사과(-15.23%), 포도(-10.37%) 등 과일류는 복숭아와 수박 등 여름 제철 과일들이 시장에 쏟아져나온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샤인머스캣이 출하되기 시작한 포도의 경우 전년 대비 작황이 개선되면서 시세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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