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C 우승이 독 됐다"…'연패 늪' 빠진 T1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입력 2024-07-20 08:00   수정 2024-07-20 08:33


“EWC 우승이 독이 됐다”

최근 T1의 상황에 대해 팬들은 물론 관계자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말이다. T1은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e스포츠 월드컵(EWC) 리그오브레전드 종목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우승의 기쁨도 잠시 국내 리그오브레전드 프로 리그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로 복귀한 T1은 최근 한화생명e스포츠와 BNK 피어엑스에게 연달아 패배를 기록했다.

현재 성적은 5승 4패로 광동 프릭스와 함께 공동 4위를 기록 중이지만 6위인 KT 롤스터(5승 4패)와는 동률이고 7위인 피어엑스(3승 6패)와의 격차도 크지 않다. 패배가 더 쌓일 경우 플레이오프와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진출에 빨간 불이 켜질 수 있는 상황이다.

T1의 부진에 대해 EWC 우승이 독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첫 번째 이유는 피로 누적이다. T1은 지난 8일 새벽 EWC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후 불과 이틀 뒤인 10일 LCK 정규리그에 복귀해 OK저축은행 브리온과 맞대결을 벌였다. T1이 승리했지만 당시에도 경기력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12일에 한화생명을 만난 T1은 풀세트 접전 끝에 패했다.

다른 팀들이 EWC 기간에 일주일가량 휴식을 취하며 기량을 끌어올린 것과 맞물려 T1의 컨디션 난조가 더욱 두드러진 결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젠지 역시 EWC에 참가했지만 첫날 아쉽게 패하며 일정에 여유가 생긴 반면 T1은 결승까지 더 많은 경기를 치른 만큼 부담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전략 노출이다. T1이 우승컵을 차지한 EWC는 14.13 패치 버전으로 치러졌다. LCK 서머 정규리그 4주 차(10일~14일)와 현재 진행 중인 5주 차(17일~21일) 역시 동일한 버전으로 대회가 치러지고 있다. EWC에서 결승까지 경기를 치르는 동안 T1이 준비한 밴픽과 방향성은 드러난 반면 다른 팀의 전략은 숨겨졌던 만큼 T1에게 다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물론 일각에선 먼저 패치 버전을 경험한 만큼 더 유리한 점도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EWC 우승이 T1의 유연한 밴픽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본인들의 스타일로 글로벌 강자들을 꺾는 성과를 거둔 것이 되레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줄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로 T1은 지난 18일 피어엑스와의 대결에서 세 경기 연속 정글 아이번, 미드 트리스타나, 원거리 딜러 이즈리얼을 똑같이 선택했다.

T1이 EWC 우승을 했을 당시 기세를 몰아 국내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도 많았다. 하지만 현재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러 가지 우려가 겹친 상황에서 T1은 오늘(20일) 다시 한번 한화생명과 맞대결을 벌인다. T1 입장에선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다.

옛 말에 ‘이독제독((以毒制毒)’이라는 말이 있다. 독으로 독을 다스린다는 의미로 독이 때로는 약이 되기도 한다는 뜻이다. T1이 ‘EWC 우승’ 후폭풍에서 벗어나 다시 한번 도약의 발판을 얻을 수 있을지 오늘 경기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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