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대란에 전 세계 '대혼란'…"정상화까지 몇주 걸릴 수도" [종합]

입력 2024-07-20 08:17   수정 2024-07-20 08:38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계(OS)와 보안업체 소프트웨어의 충돌로 인한 'IT 대란'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여행객부터 기업은 물론, 의료·금융 시스템까지 마비돼 전 방위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발 묶인 여행객들
2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이번 IT 대란으로 전 세계적으로 32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항공편 운항 지연은 전 세계적으로 약 3만편에 달했다.

미국의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19일(현지시간) 낮 12시 2000여편의 미 국내외 항공편이 결항했다. 지연된 항공편 운항은 5400편 정도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IT 대란에 따른 항공 운항 차질 등 교통 문제가 오는 20일이면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제주공항에서도 여행객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전날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의 항공권 예약·발권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바람에 제주공항 등에서는 수기로 항공권 발급이 이뤄졌다. 이에 이날 저녁 제주공항 이스타항공 발권 카운터 앞에는 100m 이상의 대기 줄이 생겨나 큰 혼잡을 빚기도 했다.

멕시코 이민청 사회관계망서비스와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 등에 따르면 이날 멕시코 북부 치와와주(州) 시우다드후아레스와 미국 남부 텍사스주 엘패소를 연결하는 국제교에서 차량과 보행자들이 최대 4시간 대기했다. 엘우니베르살은 멕시코 티후아나와 미국 샌디에이고를 잇는 산이시드로 검문소에서는 시스템 오류로 최대 10시간까지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기업들 발 '동동'
특히 택배 업체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페덱스는 배송이 지연되는 등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다"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UPS도 서비스 지연이 발생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의 일부 UPS 컴퓨터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DHL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도 생산라인에 문제가 생겼다.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간밤 테슬라의 텍사스 공장과 네바다 공장의 일부 설비 전산 기기에 오류 메시지가 표시된 탓에 회사 측이 해당 설비를 가동하지 못하고 일부 직원들을 일찍 귀가시켰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의 모바일 앱도 이날 먹통이 됐다. 결국 고객들은 사전에 주문하지 못하고, 직접 매장을 방문해 주문해야 했다.
의료·금융 시스템도 '마비'
미국은 의료 서비스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응급 구조 서비스인 911 신고가 먹통이 되고 일부 병원은 문을 닫기도 했다. 긴급 911 서비스 먹통은 알래스카를 포함한 여러 주에서 발생해 주 경찰이 대체 긴급 번호를 제공해야 했다.

뉴욕의 마운트 시나이 보건 시스템, 사우스 플로리다의 마이애미대 보건 시스템도 전자의료기록 등 여러 프로그램 접속에 애를 먹는 등 시스템 문제가 발생했다. 버지니아대와 연관된 보건시스템인 UVA 헬스와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펜 메디슨 또한 시스템이 먹통이 되면서 환자들의 예약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일이 생겼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미 최대 증권사인 찰스슈와브는 트레이딩 고객들에게 "특정 온라인 기능이 간헐적으로 느려지거나 사용할 수 없을 수 있다"며 "중복 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정상화까지 몇주 걸릴 수도"
이번 IT 대란의 단초를 제공한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조지 커츠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 인터뷰에서 "고객들과 여행객을 비롯해 이번 사태에 영향을 받은 분들 모두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일부 시스템은 자동으로 복구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정상화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 세계 2만개 이상의 기업을 고객으로 둔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배포한 업데이트 패치가 MS 윈도 운영체제(OS)와 충돌하면서 이를 사용하는 서버와 컴퓨터에 장애가 발생, IT 대란으로 번졌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문제가 된 부분을 식별해 격리했으며 수정 업데이트를 배포했다.

그러나 정상화까지는 몇주가 걸릴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영국 서리대의 사이버 보안 교수인 앨런 우드워드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이번 IT 장애 문제를 해결하려면 영향을 받은 시스템을 수동으로 재부팅해야 한다며 "대부분의 표준 사용자는 이 지침을 따르는 방법을 모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공인 IT 기관인 BCS의 애덤 레온 스미스 연구원은 "어떤 경우에는 매우 빨리 해결될 수 있다"며 "그러나 컴퓨터가 블루스크린과 무한 루프에 빠지는 방식으로 반응한다면 복구가 어려울 수 있고 복구에 수일 또는 몇 주일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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