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불확실성 커지자…고금리 단기 회사채 찾아 '배트 짧게'

입력 2024-07-22 16:42  

이 기사는 07월 22일 16:4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채권 개미들이 만기가 짧은 비우량 고금리 회사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미국 대선 등의 여파로 금리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장기물 매입을 꺼리고 있는 분위기다. 기업들도 장기물보다 단기물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최대한 시중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오는 24일 70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 17일 열린 수요예측에서 98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등 ‘완판’에 성공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풀무원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해외사업 투자 확대 과정에서 재무지표가 악화한 탓이다. 풀무원의 연결 기준 조정순차입금은 2015년 말 2563억원에서 지난 3월 기준 1조2326억원으로 커졌다. 신용평가사들은 풀무원 신용등급에 ‘부정적’ 꼬리표를 달기도 했다.

콜옵션(조기상환권) 만기를 최대한 짧게 가져간 게 예상을 뛰어넘는 자금을 확보한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시장에서는 첫 콜옵션 만기가 도래하면 신종자본증권을 대부분 상환한다. 통상 일반 기업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만기는 3~5년으로 책정하는 편이다. 하지만 발행사와 주관사 측은 이번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만기를 2년으로 줄였다. 만기가 짧은 채권을 선호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연 6.7%의 고금리 이자 수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제시했다.

실제로 풀무원 신종자본증권의 수요예측 결과를 살펴보면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요예측 전체 주문량의 94.9%가 투자매매 중개업자 물량으로 집계됐다. 투자매매 중개업자 물량은 리테일 시장을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배정된다.

풀무원뿐 아니라 단기물로 회사채를 구성한 한진, 두산퓨얼셀 등 BBB급(BBB-~BBB+) 기업들도 하반기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목표 물량을 훌쩍 뛰어넘는 주문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한진과 두산퓨얼셀은 1년6개월물 단기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만기를 최대한 짧게 조정한 효과를 봤다. 오는 24일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JTBC도 1년물 4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신용등급이 ‘BBB’로 낮은 데다 전망에 ‘부정적’ 꼬리표가 붙은 만큼 투자자 선호도가 높은 1년물을 포함했다.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채권 만기를 최대한 짧게 가져가는 게 낫다고 판단한 채권 개미들이 비우량 기업의 단기 회사채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대선 등 변수가 산적한 상황에서 자금을 길게 묶어두는 대신 단기간에 고금리 이자 수익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만기가 짧은 연 5~6%대 크레딧 채권을 선호하는 채권 개미들이 많다”며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당분간 방망이를 짧게 쥐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 유통시장에서도 단기물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국내 회사채 가운데 잔존만기 1년 이하 회사채 거래량은 3조210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8조8404억원) 36.3%에 해당하는 수치다.

시중 단기자금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단기자금 피난처’로 불리는 머니마켓펀드(MMF)에 다시 돈이 몰리는 게 대표적이다. MMF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만기 1년 미만 채권 등 단기 금융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과 법인을 포함한 전체 MMF 순자산 총액은 18일 기준 210조원대를 넘어섰다. 이달 들어서만 20조원이 넘게 늘어났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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