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끝나간다"…투자금 확보에 나서는 2차전지 기업

입력 2024-07-22 16:11   수정 2024-07-22 16:12


2차전지 기업들이 국내 자금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전기차 ‘캐즘(Chasm·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이 수그러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면서 투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소재 기업인 포스코퓨처엠은 오는 24일에 회사채 6000억원어치를 발행한다. 만기별로 보면 3년물 4800억원, 5년물 1200억원 규모다. 지난 16일 열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3년물에 6800억원, 5년물에 1550억원을 비롯해 835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포스코퓨처엠은 확보한 자금을 양극재 제조설비를 구축하고 차입금을 갚는 데 쓴다.

이 회사는 하반기 포스코그룹 계열사 가운데 자금시장 첫 주자로 출격했다. 주력 사업인 철강 부문뿐 아니라 2차전지 소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는 게 포스코 그룹의 구상이다.

2차전지 소재 부문에 진출한 동원시스템즈도 자금줄 확보에 나섰다. 동원시스템즈는 오는 24일 2년물 600억원 3년물 600억원 등 1200억원어치 회사채를 찍는다. 동원시스템즈는 2021년 원통형 배터리 캔 제조사인 엠케이씨(MKC)를 15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2022년 700억원을 들여 충남 아산 배터리 캔 공장을 증설해 2차전지 소재 산업을 대비하고 있다.

그룹의 뒷바라지를 받는 SK온도 2차전지 설비자금 확보에 나섰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 신종자본증권(5000억원)을 비롯한 회사채로 8000억원을 조달했다. 올해 계획한 시설투자 규모만 7조5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꾸준히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국내 자금시장뿐 아니라 외화채 시장을 방문하는 2차전지 기업들도 등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글로벌본드 20억달러를 발행했다. 3년물 7억달러, 5년물 8억달러, 10년물 5억달러 규모다. 조달한 금액을 글로벌 생산시설 및 연구개발(R&D) 투자 등 미래 경쟁력 강화에 사용할 계획이다.

하반기 자금시장에도 2차전지 기업들이 몰려들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전기차·배터리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상승 사이클을 대비해 선제적 시설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2차전지 수출이 늘어나는 만큼 전기차 시장이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기대감도 반영됐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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