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화'에 없어서 못 파는 구리…니켈·리튬처럼 입도선매한다

입력 2024-07-22 11:45   수정 2024-07-22 11:55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구리 채굴업체들이 통합과 독립의 갈림길에 섰다. 전기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구리 공급이 부족해지자 케이블·자동차 등 제조업체들이 채굴업체를 직접 관리해 공급망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주요 구리 채굴업체 경영진이 케이블 제조업체 등 다른 대형 구매자들과 '전기화의 금속(구리)'을 직접 거래하는 조짐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기존에는 광산업체들이 구리를 채굴, 원자재 시장에 내놓으면 이를 구매자들이 사 갔다면 이제 직거래로 전환한다는 뜻이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테슬라 등 제조업체들이 직접 리튬·니켈 원자재를 확보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세계 2위 케이블제조업체 넥상스는 '구리 공급망 통합'의 선두 주자다. 넥상스는 자체 로드밀(광석 분쇄 기계)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장기 계약을 통해 채굴업체·제련소로부터 구리 동판을 직접 공급받고 있다.

지프·피아트·푸조 등 브랜드를 보유한 다국적 자동차제조사 스텔란티스 역시 구리 직거래를 트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2월 맥웬코퍼가 소유한 아르헨티나 구리 광산 개발에 1억5500만달러(약 2150억원)를 투자하고 맥웬코퍼 지분을 14.2% 인수했다.

조너선 프라이스 텍리소시즈 최고경영자(CEO)는 "충전소, 전력망, 전기차 등에 구리를 이용하는 업체들은 구리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더 관심을 갖기 시작할 것"이라며 "광부와 최종 사용자 간의 직접 연결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직거래가 확산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구리 공급 부족이다. 구리 공급이 충분하면 원자재 시장 거래를 통해서도 이를 얻을 수 있고 확보 경쟁이 발생할 일도 없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030년까지 구리 공급량이 수요보다 15% 낮은 500만t(톤)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재생에너지·전력 케이블·전기차 확산으로 인해 구리 수요 증가율은 과거 연 평균 2%에서 향후 4%로 증가할 것이라고 BoA는 내다봤다.

반면 신규 구리 광산 확보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트리스탄 파스칼 퍼스트퀀텀미네랄 CEO는 "(채굴) 관할권을 얻기 힘들어지고 있다"라며 "(채굴권을 얻기 어려운) 아르헨티나, 콩고민주공화국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그렇다면 어디가 쉬운 곳이겠느냐"라고 토로했다. 캐나다 광산기업 퍼스트퀀텀미네랄은 파나마 구리광산에 투자했지만 환경 보호 등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시위로 조업권을 포기했다.

채굴업체들도 지질이 악화하고 정부 인허가를 받는 데 오래 걸리는 등 사업 환경이 까다로워지면서 공급망에 통합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FT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 급증 등 대형 프로젝트를 방해하는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성장보다 배당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목소리, 지나치게 낮은 구리 가격 등도 채굴업체들의 고민거리"라고 전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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