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상속” 이숙연 딸, ‘아빠 돈이 내돈’ ...주식투자 63배 차익

입력 2024-07-23 11:23   수정 2024-07-23 11:33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의 20대 딸 조모씨가 아버지 자금으로 산 비상장주식을 다시 아버지에게 팔아 약 63배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이 후보자가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딸 조모씨는 2017년 600만 원에 매수한 비상장회사 주식 400주를 2023년 5월 아버지에게 3억8549만2000원에 매도했는데 이는 시세차익이 약 63배에 달한다.

이에 대해 이숙연 후보자 측은 “주식 가격은 시가에 따랐다”고 밝혔다.

해당 주식은 조씨가 만 19세이던 2017년, 당시 아버지의 추천으로 총 1200만 원에 매입한 화장품 R&D 기업 A사 지분 800주의 절반이다.

처음 이 후보자 측은 조씨가 매입자금 중 400만원을 부담했다고 밝혔다가 뒤늦게 “잘못 됐다”며 300만원으로 정정한 바 있다. 나머지 900만 원은 아버지에게 증여받았다는 것.

시세차익에 따라 양도소득세도 7800만 원가량 발생했는데 이 양도소득세도 아버지가 증여해준 돈으로 냈다.

결국 그 증여에 따른 증여세도 아버지가 내줬다. 따라서 자기 돈 300만원 외에 매입자금과 각종 세금을 아버지 도움으로 충당해 3억 8000만원을 벌어들였다.

허영 의원은 “이러한 행태가 상류층에게는 일상적이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항변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일반 서민들에게는 괴리감 내지 위화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조씨의 A사 주식 양도소득 규모는 당초 이 후보자 측의 해명으로 알려진 것보다 많았던 것으로도 드러났다.

조씨는 2022년 8월 재개발 구역의 한 다세대 빌라를 구입하면서 아버지로부터 2억 200만원을 빌렸고, 이를 변제하기 위해 A사 주식을 아버지에게 넘겼다.

조씨의 부동산 매매 사실이 처음 알려졌을 때 이 후보자는 자금 출처에 대해 “2억200만원은 후보자의 배우자로부터 차용해 마련했다”며 “A사 주식 400주를 후보자 배우자에게 양도하는 방식으로 위 차용금을 상환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조씨의 양도소득이 2억 200만원으로 보도됐고, 이 후보자 측에서도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체 양도소득은 3억 8000만원대였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당시에는 후보자 장녀의 부동산 취득 관련 보도가 이루어진 적이 없어 부동산 취득 경위와 자금 출처를 개략적으로 설명해 드렸다”며 “장녀의 정확한 차용 금액이나 주식양도 금액까지 자세하게 설명해 드리지는 않았는데 그 부분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러 축소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결과적으로 오해가 발생한 부분이 있었다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또 조씨는 만 8세이던 2006년 아버지의 돈으로 B사 주식 117주를 305만 원에 매입했다. 이 주식을 작년 11월 4162만 원에 매도해 약 13배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거뒀다.

B사는 조씨 아버지의 친형이 운영하는 회사로 당시 경영권 분쟁을 겪어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 조씨도 주주로 참여했다고 한다.

이에 고위 공직자 후보자가 편법에 가까운 수단으로 어린 자녀에게 거액을 물려줬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영 의원은 “공직자, 그중에서도 사회 정의의 기준을 제시할 대법관으로 임명을 앞둔 후보자의 경우 ‘법’보다 엄정한 ‘도덕’의 기준으로도 흠결이 없어야 함을 검증 과정에서 분명히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25일 열린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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