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가격이 1년 후 상승할 것으로 본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났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지난 2021년 수준의 기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년 4개월만에 2%대로 내렸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15로 집계됐다. 6월 108에서 7포인트 증가하면서 지난 2021년 11월(116)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 지수는 1년 후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본 응답자가 많으면 100을 웃돈다. 2021년은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집값이 폭등하던 시기로, 그때만큼의 기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적용이 연기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주택 거래량이 늘어났다는 소식이 많아지면서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가 커졌다"고 말했다. 다만 "지방은 주택가격이 아직 상승으로 전환하지 않았고, 미분양도 많아 상승 흐름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과 광역시, 지방의 소비자들이 모두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높였다. 수도권 주택가격전망 CSI는 112에서 119로, 광역시와 지방은 107에서 114로 각각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9%를 기록했다. 전월 3.0%에서 0.1%포인트 하락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으로, 2%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2년 3월 이후 2년 4개월만이다. 황 팀장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락하고, 농산물 등 생활물가가 둔화되면서 소비자들의 기대인플레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3포인트 내린 95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내릴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상승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밑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 하락과 고용지표 둔화 영향으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로 시장금리가 하락한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6으로 전월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CCSI는 5월 98.4, 6월 100.9 등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6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현재경기판단(77)이 7포인트 상승했고, 향후경기전망(84)과 소비지출전망(111)은 각각 4포인트, 2포인트 올랐다. 현재생활형편(91), 생활형편전망(95), 가계수입전망(100)은 1포인트씩 올랐다. 이번 조사는 이달 10∼17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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