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앞두고 대학 문 두드리는 베이비부머 세대

입력 2024-07-23 17:12   수정 2024-07-24 01:27

71세의 나이로 한국폴리텍대 충주캠퍼스에 입학한 유흥식 씨는 최근 재취업에 성공했다. 그는 벽산그룹 계열사인 동주산업 음성공장에 취업한 뒤 충북대 기숙사 시설소장으로 이직해 근무 중이다. 폴리텍대 관계자는 “유씨가 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적극적으로 취업을 준비했고 기업을 직접 찾아가 인사담당자에게 이력서를 내고 일하고자 하는 열정을 보여줘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했다.

정부 부처 공무원으로 5년, 대기업 전산실에서 23년을 근무한 김원석 씨(61)는 대표적인 베이비붐 세대다. 그는 퇴직 후 폴리텍대 청주캠퍼스에서 3개월간 신중년특화과정(공동주택 및 기업체 시설관리)을 수료하고 현재 아파트 설비주임으로 근무 중이다. 김씨는 “과거 전산 엔지니어로 일한 경험이 새로운 분야에서도 가치 있게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배우고 익힌 기술과 열정을 발판 삼아 멋진 노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은퇴 후 인생 2막을 준비하면서 한국폴리텍대 문을 두드리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늦은 나이에도 폴리텍대를 통해 재취업에 성공한 사례가 많아져서다.

폴리텍대는 올해 신중년특화과정 96개를 개설하고 만 40세 이상 미취업자 255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 신중년특화과정은 2018년부터 7년째 운영되고 있다. 3~6개월간 시니어 헬스케어·건축인테리어·가죽공예 등 다양한 기술교육을 받고 적합한 직업능력을 개발해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도록 지원한다. 국가 지원도 있으며 교통비, 식비 등 훈련장려금도 받을 수 있다.

취업률도 높다. 신중년특화과정은 지난해 62.8%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810명의 수료생 중 509명이 재취업에 성공했다. 40대가 72.8%로 가장 취업률이 높았으며 50대가 67.1%로 뒤를 이었다. 학과별로는 정보통신·IT 과정 취업률이 70%로 가장 높았다. 해당 과정은 네이버, 카카오 등 IT 관련 회사의 경영지원과 일반사무 분야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오랜 사회 경험으로 업무 숙련도와 조직 융화력이 높다보니 기업들도 재취업을 희망하는 중장년층의 채용을 확대하는 추세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올해 베이비부머 29명을 채용한다. 지난해보다 6명 늘어났다. 지방자치단체도 적극적으로 중장년층의 취업을 연계하고 있다. 서울시는 50플러스포털을 통해 직업교육, 중장년 채용 기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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