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등판했는데…왜 iMBC가 뛸까

입력 2024-07-23 17:40   수정 2024-07-24 01:23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떠오르며 국내 증시에서 ‘해리스 테마주’가 들썩이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내세우는 ‘마리화나 합법화’가 현실화할 것이란 전망에 국내 의료용 대마초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증권가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임신 중지권 보장과 총기 규제 등 여성과 아동 인권 보호를 강조하고 있어 관련 종목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리스 테마주 날았다
오성첨단소재는 23일 18.31% 오른 188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22.66% 상승하며 상한가에 근접했다. 디스플레이 장비회사인 이 회사는 2018년부터 자회사 카나비스메디칼을 통해 의료용 마리화나를 개발하고 있다. 인체에 유익한 마리화나 주요 성분인 칸나비디올(CBD)로 의약품을 개발 중이며 국내 최초로 마리화나 치료제 관련 특허도 취득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에 주가가 급등했다. 의료용 대마 재배와 대마 성분 연구에 대한 승인을 받은 우리바이오도 강세다. 이 회사는 지난 19일 상한가를 찍었으며 전날에도 3.07% 올랐다. 이날 주가는 보합으로 마감했으나 사흘 새 8.28% 올랐다.

해리스 부통령과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엮이는 기업도 등장했다. iMBC가 대표적이다. iMBC는 19~22일 2거래일 동안 13.72% 뛰었다. 이날도 4.96% 오른 349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가 오른 것은 MBC 기자 출신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해리스 부통령의 인연 때문으로 추정된다. 박 전 장관의 남편 이원조 변호사는 해리스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와 미국 3위 로펌인 DLA파이퍼에서 함께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대선 관련주 롤러코스터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판세가 불투명해지면서 당분간 정치 테마주의 널뛰기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격 사태 이후 트럼프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우크라이나 재건주와 남북경협 관련주 주가가 반응한 데 이어 이번엔 해리스 테마주가 떠오르고 있어서다. 우크라이나 관련주로 묶인 HD현대건설기계와 삼부토건, STX중공업 주가는 15~22일 각각 18.51%, 26.36%, 21.28% 뛰었다. 대표적 남북경협주인 일신석재는 피격 사건 이후 첫 거래가 재개된 날 20% 올랐다.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의 지지율을 빠르게 따라잡으며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발표 이후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은 45%로 조사됐다. 지지율이 47%인 트럼프와 2%포인트 차이로 격차를 좁혔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바이든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에도 여전히 대선 불확실성은 잔존한다”며 “민주당 대선 후보가 누가 될지, 트럼프와의 가상 대결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보이는지에 따라 시장은 새로운 대선 시나리오를 반영하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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