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24일 09:4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성통상의 최대주주 염태순 회장(사진) 일가가 최근 한 달 동안 지분 3164만4210주(발행주식총수의 22.02%) 공개매수를 진행한 결과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다.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커진 결과로 2차 공개매수에 나설 전망이다. 공개매수가·합병가를 놓고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커지는 만큼 앞으로 증시에서 진행되는 공개매수 합병 작업도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성통상이 상장폐지를 위해 지난달 21일부터 이날까지 진행한 공개매수 작업이 실패로 끝났다. 신성통상은 지난 21일 1주당 2300원에 잔여 주식 전체인 3164만4210주 공개매수하겠다고 발표했다. NH투자증권을 통해 청약을 진행했다.
공개매수에는 846만6108주(26.75%)만이 응해 목표치(3164만4210주)를 밑돌았다.염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종전 77.98%에서 83.88%로 늘었다. 하지만 상장폐지 요건인 지분 95%와 격차가 컸다. 통상 이 같은 공개매수는 2, 3차까지 진행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지금 1차 공개매수가 막 끝난 상황이라 공개매수가격을 올리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성통상 소액주주들이 공개매수가에 반발하면서 청약률이 저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들은 소액주주 연대 플랫폼인 '액트'를 통해 결집하면서 신성통상의 공개매수에 반대하고 나섰다. 신성통상의 최대주주가 배당확대나 자사주를 소각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피해 자발적 상장폐지를 했다는 반감 때문이다.
최대주주가 제시한 공개매수가격도 소액주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신성통상의 자발적 상장폐지를 놓고 '밸류업'이 아니라 '밸류킬'이라는 자조섞인 비판이 돌기도 했다.
신성통상은 탑텐, 지오지아 등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 업체다. 최대주주인 가나안은 가방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로, 최대주주는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의 장남인 염상원 이사다.
공개매수를 두고 소액주주와 최대주주 간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MBK파트너스가 커넥트웨이브를 공개매수해 상장폐지를 하려 했으나 소액주주의 반발로 1, 2차 공개매수가 미달돼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을 통해 상장폐지에 나설 예정이다. 공개매수자가 자진상장폐지 요건보다 낮은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상장폐지를 할 수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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