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공시가 시작됐습니다. 핵심 지표는 무엇이고 어떻게 공시해야 하나요?
한국거래소가 최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통합 홈페이지를 공개했습니다. 밸류업 공시의 첫 주자였던 KB금융(예고)과 키움증권을 시작으로 7월 10일까지 10여 개 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습니다.
내가 투자하는 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것은 환영할 일입니다. 기업이 자사의 내재가치와 기업가치의 괴리를 진단하고, 향후 ‘주주이익’ 제고를 위한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공개하는 것은 ‘기업 밸류업’의 첫 단추이기 때문입니다.
한국거래소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한 기업 담당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지침(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기업 개요’, ‘현황 진단’, ‘목표 설정’, ‘계획 수립’, ‘이행 평가’, ‘소통’이라는 큰 틀에서 개별 기업이 자사 상황과 성격에 맞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것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지표가 ‘자본이익’과 ‘자본비용’입니다.
자본자산 가격결정모형(CAPM)에 근거한 자본비용(COE)이 현재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보다 낮다면 그 기업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거래소 지침은 다양한 자본이익률(ROE, ROIC)의 계산법과 분해법 그리고 ROE 계산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거래소의 지침은 자본이 공짜가 아님을 강조합니다. 자본비용은 투자자가 요구하는 기대수익률로 시장평균수익률과 무위험수익률(채권수익률) 그리고 변동성에 의해 결정되며, 주식시장에서 형성되는 기업가치는 결국 자본이익과 자본비용의 함수입니다.
따라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으로 재무적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계획을 수립하며 이를 점검하고 소통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지표는 자본이익과 자본비용입니다. 국내 상장사가 ‘자본’과 ‘자본비용’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이 바뀌길 기대합니다.
추가로 거래소는 기업 밸류업 통합 홈페이지를 통해 업종별 작성 예시문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IT, 서비스, 금융, 바이오 등으로 나뉜 작성 예시문은 각 업종별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 지표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ROE를 산출하기 어려운 바이오 업종은 매출액과 설비증설, 그리고 전체 매출 대비 핵심 사업 비중 등을 핵심 지표로 제시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해당 예시문의 존재 여부도 모르는 기업 담당자가 많습니다. 담당자들께서는 예시문을 참고해 투자자에게 필요한 핵심 지표를 선정해 향후 개선 계획과 이행 방안을 공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는 비단 ‘밸류업’ 즉 기업가치의 상승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자본을 조달하는 창구인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각 기업의 자발적 참여와 노력을 통해 한국 시장의 가격 결정 기능이 복원되길 기원합니다.
명재엽 KCGI자산운용 책임운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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