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Z폴드6' 역대급 인기에도…삼성이 웃지 못하는 이유 [김채연의 IT공세]

입력 2024-07-28 07:00   수정 2024-08-11 10:39


삼성전자가 프랑스 파리 올림픽을 무대로 삼아 신형 폴더플폰 ‘갤럭시Z 폴드·플립 6’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이달 초 파리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가진데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파리로 날아가 지원 사격에 나서는 등 총공세를 펴기로 했다. 삼성이 신형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3 프로'의 초기 품질 논란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더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재용 회장도 '세일즈맨' 자처
지난 26일(현지시간) 파리 센강에서 펼쳐진 올림픽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선수단 입장을 촬영할 때 쓰인 카메라는 올초 출시한 갤럭시S24 울트라다. 선수단 보트에 설치해 둔 200여대의 갤럭시S24울트라로 선수단이 입장하는 모습을 촬영한 것. 이 제품은 28일부터 열리는 요트 경기 중계에도 쓰일 예정이다.

파리올림픽·패럴림픽 참가 선수단 전원에게 깜짝 선물도 쐈다. 이번 신작인 '갤럭시Z플립6'을 올림픽 에디션으로 제작해 제공하고,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이 플립6로 영광의 순간을 셀카로 찍을 수 있는 특별 이벤트도 준비했다. 샹젤리제 거리엔 '삼성 올림픽 체험관'을 꾸려 올림픽 기간에 방문객이 '갤럭시' 주요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장은 아예 직접 세일즈맨으로 나섰다. 파리 올림픽을 직접 참관하고 사업 관계자 등을 만나 갤럭시 홍보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이 회장이 올림픽을 찾는 것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12년 만이다.
○디자인 바꾼 Z폴드6 역대급 인기
지난 24일 공식 출시된 폴더블폰 '갤럭시Z6'에 대한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 12일부터 일주일간 진행한 국내 사전 판매는 91만대였다. 역대 최고치였던 갤럭시 Z5의 102만대에는 못미쳤지만 글로벌 경기 악화 등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애플의 아이폰 선호도가 높은 2030세대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 젊은층에 대한 저변을 넓힌 점도 고무적이다.

Z폴드6에 대한 판매가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전작에선 폴드의 판매 비중이 플립5의 절반에 그쳤지만, 이번엔 폴드6의 판매량이 더 높았다. 폴드6가 더 얇고 가벼워지면서 휴대성이 좋아진데다, 불만 사항으로 꼽혔던 메인 화면 디스플레이가 넓어진 점도 호평받았다.
○품질 논란에도…애플에 우위 이어갈까
그러나 삼성전자가 갤럭시S24 시리즈와 같은 흥행을 또 한번 이어갈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할 일이다.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폰 시장을 연 삼성은 갤럭시S24의 흥행에 힘입어 올해 2개 분기 연속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자 애플을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의 2분기 스마트폰 점유율은 18.9%로, 애플은 15.8%에 그쳤다.

삼성이 애플을 꺾고 스마트폰 1위 지위를 확실히 굳힐 수 있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건 버즈3 프로의 품질 이슈다. 버즈3는 기존 강낭콩에서 콩나물 모양으로 디자인을 완전히 바꾸고, 노이즈캔슬링 등 고성능 기능을 대거 탑재해 갤럭시링과 함께 야심작으로 꼽혔다. 버즈3 프로는 사전 판매량에서 전작인 버즈2 프로보다 2배 이상의 판매고를 올릴 정도로 초반 분위기가 좋았다. 막상 뚜껑을 여니 디자인 단차, 벗겨짐, 마감 등의 문제가 제기되며 하루 아침에 '아픈손가락'이 됐다.

삼성이 발빠른 대처로 불량 제품에 대해 교환, 환불을 해주고 제품 검수 강화로 논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30만원이 넘는 고가의 제품인데다, 삼성의 경쟁력은 탁월한 기술력인 만큼 상당히 아쉬운 점이다. 일각선 삼성전자 제품 전체의 평판 리스크로까지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내부에서도 '갤럭시노트 7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분위기는 심각했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하반기 애플 신작이 나오기 전에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하려던 시점에 품질 이슈가 터진 것은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라며 "그렇지만 스마트폰이 아닌 액세서리 문제였고, 폴드6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 마케팅 강화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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