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콤비 '은빛 명중'…첫 메달에 숨은 남다른 사연 [2024 파리올림픽]

입력 2024-07-27 18:48   수정 2024-07-27 19:24


2024 파리올림픽에서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이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사했다. 둘은 2000년생 동갑내기 친구다. 박하준은 사격 집안의 막내, 금지현은 '엄마 사수'로 널리 알려져 있다.

27일(현지시간) 박하준·금지현은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공기소총 10m 혼성 금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세트 점수 12-16으로 아쉽게 패하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당초 사격 대표팀은 남자 소총 에이스 박하준과 짝을 이룰 선수로 고교생 사수 반효진(대구체고)을 낙점하고 대회를 준비했다. 하지만 금지현이 현지에 도착 후 더 좋은 컨디션을 보이면서 파트너가 바뀌었다.

3남 1녀의 막내인 박하준은 사격 선수로 활약 중인 셋째 누나인 박하향기(고성군청)를 따라 초등학교 6학년 때 사격을 시작했다. 집중력이 좋아 아버지 박종균 씨와 어머니 조영자 씨가 적극적으로 권했다고 한다.

이후 빠른 속도로 발전한 박하준은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한국 남자 소총 에이스로 거듭났다.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도 압도적인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치른 창원시장배 대회에서는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금지현은 딸이 있는 '엄마 사수'다. 금지현은 2022년 10월 카이로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 월드컵을 앞두고 임신 사실을 알았다. 작년 5월 출산 직전까지 만삭의 몸으로 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며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출산 후에도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남편은 금지현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앞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금지현은 "남편이 딸을 돌봐준 덕에 과녁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올림픽에서 메달 따면 둘째를 갖기로 남편과 합의했다"고 공개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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