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신기록' 김용태 "허리 아프고 목 부었지만…" [인터뷰]

입력 2024-07-30 14:22   수정 2024-07-30 14:23


'13시간 12분'이라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한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목이 붓고, 배는 물론 허리도 아팠지만, 합의제를 깨트리는 거대 야당에 맞서는 소수 여당의 의지를 국민과 당원께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30일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한경닷컴과 전화 인터뷰에서 전날 필리버스터 관련 "민주당이 최근 일방적 독주로 밀어붙이는 행태는 1987년 헌법 체제 이후 국회의 오랜 관행인 합의제를 깨트린 것"이라며 "이렇게 말하면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도 사법 리스크가 있지 않냐'고 비판하지만, 저는 그걸 부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의원은 "다만 과거부터 현직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는 항상 있었음에도, 합의제 관행은 깨지지 않고 늘 지켜져 왔다. 현재 이런 관행이 깨지게 된 이유를 생각해보니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때문이었다"며 "이 전 대표와 개딸이 민주당을 장악한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결국 합의제 관행을 깨트리고 방송 4법을 포함한 민주당의 일방적 독주 행태를 만들었다고 말하고자 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장시간 필리버스터를 결심하게 된 첫 번째 이유로는 먼저 "여소야대 상황에서 소수 여당이 할 수 있는 게 실질적으로 없다 보니까, 일방적 독주 민주당에 맞서는 의지를 국민과 당원께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장시간 하다 보니, 허리도 아팠고 목도 부었다. 아무것도 못 먹으니까 배까지 붓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두 번째 이유로는 자신에 앞서 10시간 4분 동안 찬성 토론을 했던 박선원 민주당 의원을 꼽았다. 김 의원은 "박 의원이 10시간 가까이 토론을 하면서 여당 의원들에게 욕설을 하지 않았나. 여당 의원으로서 불쾌했고, 또 국회의원 한 사람으로서 박 의원이 품격을 해치는 것 같아, (품격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했다.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는 전날 밤 필리버스터를 마치자마자 김 의원을 격려했다고 한다. 한 대표는 김 의원에게 "고생했다"는 취지로 문자를 보냈고 이에 김 의원은 한 대표에게 "당원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고, 국민들에게도 한국교육방송공사(EBS)법 개정안에 대한 음모를 알리고 싶었고, 그런 의미에서 장시간 필리버스터를 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추 원내대표는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를 마치고 내려온 김 의원을 특히 열렬히 격려하는 모습이었다. 김 의원을 뜨겁게 포옹하거나 어깨를 주물러주는 모습이 포착된 것. 추 원내대표는 같은 시각 페이스북에서도 "우리 당의 젊은 피 김 의원이 방송장악법 저지 필리버스터에 나와 장장 13시간 12분 동안 토론을 해줬다"며 "민주당의 방송장악 기도에 맞서 우리 당의 결연한 저항 의지를 보여준 김 의원에게 고맙다. 잊지 않겠다"고 했다.

전날 오전 8시 30분께 EBS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나선 김 의원은 같은 날 오후 9시 21분을 기준으로 발언 시간 12시간 48분을 돌파해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이후 오후 9시 46분께 발언 시간 13시간 12분을 끝으로 필리버스터를 마쳤다. 김 의원 전 역대 최장 기록은 지난해 12월 국정원법·남북관계발전법 등 개정안 통과 저지를 위해 나섰던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12시간 47분)이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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