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中 법인 8년 만에 흑자…"신흥국 수출 전략 통했다"

입력 2024-07-30 17:30   수정 2024-07-31 03:26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 사태 이후 적자를 면치 못했던 기아 중국법인 기아기차유한공사(KCN)가 8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동남아시아와 동유럽 등 신흥국으로 차량을 수출하는 전진기지로 전략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까지 3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KCN은 2분기 손익분기점(BEP)을 넘는 데 성공했다. 정확한 수치는 반기 보고서가 공시되는 8월 중순 이후 공개될 예정이다.

기아 중국법인은 중국 장쑤성 옌청에 2007년 6억달러(약 8300억원)를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 40만 대 규모 공장을 건설했다. 이후 증설을 통해 현지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90만 대 규모로 끌어올렸다. 기아 중국법인은 2016년 중국에서만 65만 대를 판매하며 매출 9조7995억원, 영업이익 4148억원을 기록했다.

잘나가던 기아의 중국 사업은 사드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 반한 감정이 퍼져나가며 판매량이 급감했다. 2017년 기아 중국법인의 판매량은 36만 대로 급락했다. 매출은 4조7710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 토막 났다. 영업적자는 2730억원에 달했다.

이후 기아 중국법인은 7년 연속 적자를 냈다. 현지 공장 부지의 일부를 떼어내 중국 자동차 기업에 장기 임대를 주거나 공장 가동 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였지만, 누적된 적자에 기아 중국 법인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3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이에 따라 기아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 법인 공장을 ‘수출 전진기지’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안 팔리는 중국 내수용 차량 대신 수출용 물량을 라인에 배정해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중국 내수용으로 주로 생산하던 전략모델인 소형 세단 페가스 등 6종의 현지 생산 차량을 호주와 뉴질랜드, 태국 등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또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 중국 최초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5 등도 새로 선보였다.

기아 중국 법인의 수출 물량은 지난해 상반기 2만6000대에서 올해 상반기 7만1000대로 두 배 넘게 늘어났다. 기아는 최근 새로 투입한 소형 SUV 쏘넷 등의 수출을 본격화하는 등 수출 차종을 늘리고 수출 지역도 다변화할 예정이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최근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중국 전략은 명확하다”며 “내수는 생존 모드로 내실 있게 하고 수출은 전진기지화를 통해 중국 외 시장에 물량을 공급하는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이를 통해 중국 공장에 추가적인 증자를 한다거나 비용을 갉아먹는 방식이 아니라 자립할 수 있는 체제로 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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