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변동으로 인한 산업재편 및 구조조정의 필요성 [삼일 이슈 프리즘]

입력 2024-07-31 14:15  

이 기사는 07월 31일 14:1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때 시장의 관심사였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건설업 위기가 잠잠해지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석유화학 업종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얼마 전 산업통상자원부는 주요 석유화학 기업 관계자와 함께 위기 극복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글로벌 공급 과잉과 고유가 등으로 부진을 겪는 석유화학 업계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석유화합 업계의 부침에서 보듯이 특정 산업과 기업은 성장과 쇠퇴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이렇게 경제 활동이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현상을 경기변동(또는 순환)이라 일컫는다.

경기변동은 확장기와 수축기로 나뉜다. 확장기에는 경제 활동이 살아나며 소비자의 수요가 커지고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늘어난다. 이 시기에는 사업 확장, 신규 투자, 인력 채용 등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반면, 수축기에는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수요가 줄며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감소한다. 비용 절감, 인력 감축, 비(非) 핵심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로, 이는 기업이 생존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 된다.
산업 재편을 일으키는 세 가지 요인
경기변동은 기업 경영에 중요 변수로 작용해 기업의 매출, 이익, 투자 계획 등 여러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개별 기업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영향을 일으키며 산업 재편의 필요성을 야기한다. 산업 재편은 특정 산업과 기업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을 뜻하며, 이를 촉발하는 요인을 꼽으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술의 변화다. 기술 혁신은 새로운 기회를 가져오는 동시에 기존 산업의 몰락을 초래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차 수요가 늘어난 배경에는 친환경 정책의 도입과 함께 이차전지 기술의 발전이 있었다. 이런 기술 변화는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생태계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둘째, 소비자 선호도 변화다. 소비자 선호도가 바뀌면서 기업은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 사업 모델을 재편하거나 새로운 시장 진출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내 수제맥주 회사들은 한때 ‘노재팬’ 움직임으로 일본 맥주의 빈 자리를 차지했지만, 최근 하이볼 인기 등 소비자의 선호가 바뀌며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셋째, 글로벌 경쟁의 심화다. 글로벌화는 기업 간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든다.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 기업은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최근 국내 석유화학과 철강 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도 중국이 생산시설을 꾸준히 증설하며 공급과잉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국내 산업재편은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비료공업, 해운업 등을 대상으로 한 산업합리화 정책에서 시작됐다. 이후 2000년대 조선업에 이어 최근 항공업까지 산업재편은 산업과 시장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추진됐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중국과 중동의 증산과 강화되는 환경규제로 석유화학 산업에서도 산업재편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기업은 ‘빅딜’을 통해 자발적으로 산업재편을 이뤘다. 2014년 삼성과 한화의 방산·화학 기업 빅딜과 2015년 롯데가 삼성의 화학계열사를 인수한 게 대표적인 예다. 가능하다면 이런 자발적 사업재편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각 사의 복잡한 이해관계로 쉽지만은 않다.
생존과 성장에 필수인 기업 구조조정
산업재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기업의 구조조정은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다. 구조조정은 비용 절감, 자산 효율화,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을 통해 기업의 재무 상태를 개선하고,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작업이다.

먼저 비용 절감은 운영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향상시켜 기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력 감축, 공급망 재편, 비핵심사업 매각 등의 전략이 활용될 수 있다.

자산 효율화는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거나 효율적으로 재배치해 자본을 보다 생산적인 분야에 집중시키는 방안이다. 부동산 PF 위기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골프장 등 비핵심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마지막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은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비핵심사업을 정리해 경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투자하는 방안이다. 최근 SK그룹이 리밸런싱을 통해 그룹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경기변동과 산업재편은 기업에게 도전이자 기회로 작용한다. 기업은 경기변동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철저한 시장 분석, 전략적 의사결정, 효율적인 실행이라는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기업들이 이런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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