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제조업의 기초 체력인 지능형 로봇 경쟁력의 중요성 [권영대의 모빌리티 히치하이킹]

입력 2024-07-31 14:20  

이 기사는 07월 31일 14:2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바야흐로 로봇의 시대다. 대형 건물의 로비에서 서비스 로봇이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식당에서는 인간 대신 로봇이 음식을 서빙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일상 생활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은 지정된 장소로 물건을 운반하는 무인운반로봇(AGV)을 도입해 무인화된 물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공장 제조 라인에 배치할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량생산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로봇 활용은 기업의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급증하고 있으며, 국가 차원에서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로봇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의 2023 세계 로보틱스(World Robotics 2023)에 따르면 한국은 노동자 1만 명당 로봇 1012대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전 세계 주요 국가 중 제조업 내 로봇 밀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기반 산업인 전자 및 자동차 산업 등 대형 제조업에서 로봇이 대규모로 활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내 로봇 기술 발전의 흐름을 짚어보자면, 1990년대 후반부터 전자 및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계기로 정책 차원에서 로봇 기술 투자가 시작됐다. IMF 위기 이후 주춤하던 투자는 2000년대 초 ‘10대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에 지능형 로봇 사업이 포함되면서 다시 활성화됐다. 이후 2009년 4월 ‘제1차 지능형 로봇 기본 계획’이 수립되었다. 한국은 일찌감치 계획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로봇 핵심 부품 국산화율은 여전히 44%에 불과하며, 제조 중심의 산업용 로봇에 치중된 경향이 있다.

로봇 기술에 앞장서고 있는 국가들의 투자 동향을 살펴보면, 미국은 2009년 ‘미국 로보틱스 로드맵(A Roadmap for US Robotics-From Internet to Robotics)’을 수립해 2023년까지 네 차례에 걸친 개정을 통해 활용 영역, 필요 기술, 관련 대책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국가 로보틱스 이니셔티브(NRI: National Robotics Initiative)’를 통해 10여년간 300개 이상의 프로젝트에 2억 5천만 달러(3,000억 원 수준)를 투자했으며, 그 외 다양한 로봇 공학 기초 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매스로보틱스(MassRobotics), 피츠버그 로보틱스 네트워크(Pittsburgh Robotics Network), 실리콘밸리 로보틱스(Silicon Valley Robotics) 등 지역 내 형성된 로봇 클러스터와 이들간의 교류다. 이 클러스터들은 산학연이 연합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기초 연구가 연구실 및 학계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기술 창업과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확립하고 있다. 따라서 핵심 기술의 연구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제반 기술들의 융합으로 빠르게 산업화가 가능한 환경이 갖춰 있다. 2022년 각 클러스터가 연합한 ‘미국 로보틱스 클러스터 연맹(USARC)’을 결성해 로봇 기술력과 개발 속도의 가속화를 추진하고 있다.

1980년대 제조업 기술을 기반으로 다수의 글로벌 로봇 기업을 배출한 일본은 2015년 ‘로봇 신전략’을 통해 로봇 적용 대상을 다양화하고, 산업별로 적용 목표를 정의했다. EPC(설계·조달·시공) 산업의 RX(Robotics Transformation) 컨소시엄은 이러한 노력의 대표적인 예시로, 일본 EPC사 16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기계, 소프트웨어, IoT, 통신 인프라 등 로봇 적용을 실현하기 위한 관련 제반 기술 기업까지 포함하여 광범위한 영역에서 공동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초 ‘제 4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2024~2028)’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계획은 핵심 기술의 내재화, 인력 양성, 클러스터 양성, 산학연 연계 등의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지능’을 갖고 비정형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지능형 로봇은 로봇 부품 외에도 인공지능(AI), 조작제어, 자율 이동, 물체·위치 인식, HRI(Human Robot Interface) 기술 등 다양한 영역의 요소 기술을 요구한다.

지능형 로봇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정부의 고도화된 지능형 로봇 정책과 실질적 운영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이번 계획 내 기술 로드맵을 고도화하고, 실제 산업에 적용 가능한 개발을 위한 산학연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야 한다. 이처럼 정부, 산업계, 학계 간 유기적인 협력과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기술 혁신이 실제 산업 현장에 뿌리를 내리고, 미래 제조업을 이끌 혁신 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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