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피해 셀러들 구영배 대표 등 고소…사기·횡령·배임혐의

입력 2024-07-31 15:57   수정 2024-07-31 15:58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를 일으킨 티몬·위메프가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첫 판매자(셀러) 집단 소송 사례가 나왔다.

31일 법무법인(유한) 대륜 기업법무그룹 및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방문해 티메프 모기업인 큐텐 등 상대로 사기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형사고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티메프 사태가 불거진 뒤 대륜에는 270건가량의 집단 소송 문의가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륜은 법인 회생·파산 등 특수분야 전문가와 대기업 출신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노무사 등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TF를 구성해 집단 소송을 준비해왔다.

TF를 이끌고 있는 기업법무그룹장 원형일 변호사는 "오늘 형사 고소는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한 셀러들을 대신해 진행하는 것"이라며 "대상자는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등 주요 임원진 4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사태가 발생할 때까지 경영자들이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기업인의 역할을 다했는지 수사기관 통해 확인받겠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원 변호사는 "e커머스 업체는 판매자에게 지급해야 할 대금을 별도로 보관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그 자금을 티메프가 별도의 목적으로 유용했다면 횡령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며 "정산 목적의 자금을 별도로 관리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TF 측은 책임자들을 상대로 형사 고소를 먼저 진행한 뒤,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실효적인 피해구제 방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의뢰인 수와 피해 규모에 대해선 "많은 수의 (의뢰인) 상담이 접수됐다. 구체적인 피해 규모 등은 정리가 되는 대로 바로 말씀드리겠다"며 "현재 소비자 집단 소송도 (셀러 대리 소송처럼) 한꺼번에 진행하려고 분류하는 작업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영배 대표는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 관련 현안 질의에서 "티몬과 위메프 자금 400억원을 '위시' 인수대금으로 썼으며 이 중에는 판매 대금도 포함돼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해당 자금을 한 달 안에 바로 상환했다"며 "이번에 발생한 정산 지연 사태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지난 2월 큐텐 그룹은 미국의 e커머스 업체 위시를 23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그다음 달엔 AK몰까지 연달아 사들이는 등 3년 동안 총 5개의 기업을 흡수해 덩치를 키웠다.

한편 지난 29일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티몬과 위메프는 이튿날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보전 처분과 포괄적 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다. 이에 따라 양사는 설상 자금이 있어도 셀러들에게 대금을 정산해줄 수 없고, 소상공인 역시 민사 소송에서 승소해도 강제 집행이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원 변호사는 "다수의 선량한 피해자를 양산한 큐텐 그룹 같은 기업이 과연 회생을 신청할 자격이 되는지 의문"이라며 "앞으로 수사 기관의 정당한 판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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