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측과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전삼노의 집중 교섭이 이날 오후 최종 결렬됐다. 양측은 지난 29일부터 경기 용인 기흥의 한 사무실에서 교섭을 진행했다. 전삼노는 7월 1일 총파업을 선언하며 △노조창립기념일 유급 휴가 부여 △노조원 대상 추가 0.5% 임금 인상 △성과급 산정 기준 개선 △파업 참여 노조원 임금 손실 보상을 요구했다.
사측은 사실상 노조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사측은 향후 성과급 산정 기준을 개선하고 그 과정에서 노조의 의견까지 수렴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노조원들의 올해 연차의무사용일을 15일에서 10일로 줄여 남은 연차만큼 연차수당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했다. 노조원들의 임금 손실을 최대한 줄여주기 위한 방안으로 평가된다. 유급 노조 활동을 인정하고, 전 직원에게 사내 복지포인트인 ‘여가 포인트’를 50만 포인트 지급하는 안도 내놨다.
전삼노는 협상 막판에 교섭을 결렬시켰다. 전삼노가 노조원들에게 삼성 패밀리넷(임직원 대상 삼성전자 제품 구매 사이트)에서 현금 200만원의 가치가 있는 ‘200만 포인트’를 요구한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노조원 임금 손실을 우회적으로 보전받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사측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안인 셈이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날 집중 교섭이 파행하면서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삼노의 교섭대표 노조 권한은 5일 만료된다. 6일부터 다른 노조가 교섭을 요구하면 전삼노는 쟁의권을 잃는다. 남은 기간 추가적인 협상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더 이상 합법적인 파업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전삼노는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노조원들에게 막대한 임금 손실 피해만 입히게 됐다”고 지적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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