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작가 "내가 쓴 줄" vs 롱블랙 "책 본적 없다"…표절 논란

입력 2024-08-01 07:54   수정 2024-08-01 08:37



김영하 작가가 자신의 저서 '여행의 이유'에 나오는 문장과 유료 뉴스레터 서비스 롱블랙의 홍보 문구가 유사하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롱블랙 측은 "콘텐츠팀 구성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김영하 작가는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러분, 위 이메일의 문장을 잘 봐주세요"라며 롱블랙 측이 회원들에게 발송한 메일 중 '인생의 난제가 풀리지 않을 때면 달아나는 것도 한 방법이죠.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일 겁니다'라는 문장을 공개했다.

김 작가는 "이 이메일을 저에게 제보한 분을 비롯하여 저, 그리고 제 주변의 모든 이들이 이 이메일의 문구를 보는 순간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어떤 책의, 가장 많이 인용되는 구절이 바로 떠올랐다"며 "그런데 롱블랙 측에 문의하니 우연이라고 한다. 전혀 잘못이 없어 사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답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냐"며 "제가 너무 예민한 거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작가가 언급한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어떤 책'은 그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여행의 이유'다. 이 책에 등장하는 '풀리지 않는 삶의 난제들과 맞서기도 해야겠지만, 가끔은 달아나는 것도 필요하다'는 문장은 해당 책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여행의 의미를 정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작가의 무단 도용 의혹 제기에 롱블랙 측은 즉각 반박했다. 롱블랙을 운영하는 임미진 타임앤코 대표는 공식 SNS 계정에 "김 작가님의 소속사 업커밍스토리즈에서 해당 주장을 담은 이메일을 보내오신 것은 지난 29일"이라며 "소속사는 해당 문장이 김 작가의 책 '여행의 이유'와 겹친다고 주장했고, 특히 '인생, 난제, 여행, 이유' 네 가지 단어가 '김영하 작가의 고유한 표현'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롱블랙팀은 바로 해당 내용을 쓴 에디터와 데스킹한 롱블랙 콘텐츠팀 리드를 통해 진상을 파악했고, 콘텐츠팀 리드와 에디터는 모두 해당 책을 읽지 않았다"면서 회의를 통해 '여행'이라는 키워드를 고민하고 표현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문장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롱블랙 측이 지난 5월 김 작가의 '여행의 이유'를 공식적으로 인용한 사실을 밝히며 "소개글에 작가님의 글을 활용하고자 했다면 출처를 밝히고 인용했을 것"이라며 "참고로, 해당 업무를 담당했던 에디터는 이번 소개글 작성에 일절 참여하지 않았다"고 첨언했다.

또한 롱블랙 측이 해명을 전달하고, 그런데도 오해를 남기고 싶지 않아 표현 일부를 수정해 문제의 문장을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땐, 잠시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방법입니다"라고 했음에도 김 작가 측이 사건을 공론화한 부분에 대해 유감을 전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 독서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김 작가의 '풀리지 않는 삶의 난제들과 맞서기도 해야겠지만, 가끔은 달아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일반적인 단어들로 조합된 문장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표현일 수 있는데, 너무 과민반응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과 여행을 떠나는 이유를 '일상의 난제에서 달아나다'로 표현했다는 부분에서 독창성이 있고, 하나의 문장에서 반복되는 키워드가 대거 등장한다는 점에서 롱블랙 측이 사용한 문장과 유사성이 있다는 입장이 갈리고 있다.

다만 유명 작가인 김씨가 대화나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시도보다는 빠른 공론화를 했다는 부분에 대해 아쉬움과 유료서비스인 롱블랙 측이 홍보 문구를 쓰면서 사전에 레퍼런스 체크를 하지 않았다는 문제를 "베스트셀러를 보지 않았다"는 말로 해명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김 작가는 에세이 '여행의 이유', '오래 준비해온 대답' 등을 비롯해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작별인사', '호출',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 많은 베스트셀러를 집필한 국내 간판급 작가다. tvN '알쓸신잡', '알쓸인잡' 시리즈에 출연하며 더욱 명성을 얻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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