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걱정 없다" 우르르 몰리더니…'몸값 1.2조' 찍은 회사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2024-08-01 15:52   수정 2024-08-02 10:30

이 기사는 08월 01일 15:5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크림(KREAM)에서 사면 '짭(가짜)' 걱정은 없죠."

네이버의 리셀(되팔기) 플랫폼 크림은 시중에 없는 것만 판다. 에르메스 롤렉스 나이키 유명 브랜드의 한정판 제품에 웃돈이 붙어 거래된다. 매장에 구입 예약을 넣어도 손에 쥘 때까지 몇 년이 걸리는 제품도 여기서는 금세 구할 수 있다. 철저한 검수를 하는 만큼 가품 걱정도 상대적으로 적다.

폭풍성장을 이어가는 크림의 기업가치가 1조2000억원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에 안착한 뒤 반년 만에 몸값이 13%가량 올랐다. 티몬·위메프(티메프)의 정산금 지연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크림의 존재감은 한층 부각됐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림은 지난달 31일 미래에셋캐피탈을 대상으로 전환사채(CB) 14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이 운용하는 펀드인 '미래에셋제트투자조합3호'가 크림의 CB를 매입했다. 2020년 출범한 크림이 처음 발행하는 CB로 만기는 5년이다. 전환행사가는 주당 386만4922원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이번 투자과정에서 크림의 기업가치를 1조2000억원으로 평가했다. 미국 벤처캐피탈(VC) 알토스벤처스가 지난해 말 산출한 크림의 기업가치(1조600억원)보다 13.2% 높다.

이 회사의 몸값이 치솟은 것은 불어난 실적과 맞물린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21년 32억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2022년 459억원, 지난해에는 1222억원으로 뛰었다. 출범 뒤 2년 새 매출이 40배가량 불었다. 그만큼 몸값도 치솟고 있다. 2021년 10월 기업가치는 4000억원으로 추산됐고, 지난해 말 기업가치가 1조원을 돌파했고 이번에 1조2000억원에 도달했다.



크림은 2020년 3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5억원을 출자해 세운 회사다. 이 회사는 한정판 스니커즈를 거래하기 위한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리셀(되팔기) 수요·공급자가 몰려들었다. 거래 제품이 스니커즈에서 의류, 명품 등으로 확대됐다. 가품과 불량품을 걸러내려는 검수 기능을 강화하면서 거래량이 폭증하고 있다.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것은 흠이다. 이 회사의 영업손익은 2021년 -595억원, 2022년 -860억원, 2023년 -408억원으로 집계됐다. 재무구조도 나빠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2023년 말 자본총계는 -2580억원이다.

손실을 내는 데다 재무구조도 나쁘지만 투자자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알토스와 미래에셋, 삼성증권 등으로부터 1000억원을 유치했다. 올해 3월 알토스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와 이번 CB 발행으로 190억원을 마련했다. 투자받을 때마다 몸값이 불어나는 등 미래 기업가치에 대한 기대가 상당한 편이다. 네이버 계열사라는 점도 기업가치 향상에 기여했다.

크림의 투자금 유치는 티메프 사태와 겹치면서 더 주목받고 있다. 티메프는 투자금 조달 창구가 막힌 상황이다. 여기에 모회사인 큐텐의 자금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티메프의 정산금이 지연되는 와중에도 크림은 개인사업자에게는 주 1회 정산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판매자는 검수 완료 시 바로 정산해 준다. 여타 온라인 쇼핑몰과 비교해서 정산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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