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다하다…'동전 던지기'로 승진자 정한 경찰

입력 2024-08-01 17:37   수정 2024-08-08 20:47


경기의 한 지구대에서 ‘동전 던지기’로 승진자를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 내에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진 기회를 두고 당사자들이 이견을 보이자 해결책으로 동전 던지기를 택한 것을 두고 제도를 희화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진 제도의 주먹구구식 운영 실태를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된다.

1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기 수원의 인계지구대는 상반기 ‘팀 특진’ 선발대회에서 지난달 19일 전국 2등으로 입상했다. 경찰청은 전국 2044개 지구대·파출소 중 예선·본선 등 여러 절차를 거쳐 최종 9팀을 선정했다.


한 팀 내 계급마다 1명씩, 총 5~6명 승진 등의 파격 조건을 내걸자 전국적으로 경쟁이 치열했다. 문제는 인계지구대의 같은 계급 경찰관 A씨와 B씨 2명이 ‘내 공적이 더 우수하다’고 충돌하면서 불거졌다. 현 특진 제도 규정에는 후보자끼리 맞설 경우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팀 특진 성과보고회를 앞두고 승진 후보 추천자 A씨와 B씨는 동전 던지기를 했고 동전 뒷면이 나온 A씨가 승진자로 당첨됐다.

경찰청은 승진 정책 중 특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철밥통 공무원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특진 진급자는 2170명으로 2018년 537명보다 네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팀 특진은 영화 ‘범죄도시’의 주인공 ‘마석도팀’처럼 일 잘하는 팀에 전 계급 특진을 내건 제도로 지난해 처음 도입됐다.

하지만 특진은 심사·시험을 거치는 다른 제도와 달리 구체적인 룰이 없고 선정 기준이 모호해 직원 간 다툼 요인이 되고 있다. 탈락자들이 ‘내가 더 낫다’며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지난해 10월에도 한 탈주범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경찰 내에선 특진과 관련한 갈등이 발생했다. 당시 경찰청은 탈주범을 직접 잡은 형사 대신 검거에 노력한 여경을 특진시켰다. 경찰 내부에선 “특진을 시켜줄 거면 다 같이 시켜주지 왜 현장은 소외시키느냐”는 항의글이 쏟아졌다.

과거 특진은 일선 형사를 대상으로 특별한 경우에만 적용하는 제도였으나 최근 들어 내·외근 가리지 않고 확대하면서 매번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팀 특진은 매우 필요한 제도인 만큼 공정성 시비 차단을 위한 세부규정을 마련하는 등 부작용을 보완할 대책을 내놓겠다”고 해명했다.

조철오/안정훈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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