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들 '한국식 예의' 맛 좀 봐라"…구본길의 남다른 金 전략 [2024 파리올림픽]

입력 2024-08-01 18:41   수정 2024-08-01 19:20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낸 가운데, 대표팀의 '맏형'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이 과거 밝힌 남다른 승리 전략이 온라인상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심판 판정의 영향력이 큰 펜싱에서 심판과 내적 친밀감을 쌓고 최대한 공손하게 행동하는 이른바 '공손 전략'이다.

1일(한국시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펜싱 구본길의 금메달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그가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예능 방송에 출연한 장면이 올라오고 있다.

구본길은 2021년 8월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 '심판에게 어떻게 어필하느냐'는 말에 "저는 약간 예의 바른 스타일이다. 심판을 제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비디오 판정을 할 때 동작을 한 후 점수 인정이 안 되면 'Why?'하면서 당당하게 요구하는데, 저는 다르다"고 했다.



이어 구본길은 무릎을 꿇고 공손하게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 자세를 취했다. 구본길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도 심판들을 향해 이런 동작을 여러 차례 선보인 바 있다. 이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구본길의 사회생활", "구본길의 공손 전략" 등으로 불리며 화제가 됐다.

구본길은 "그러면 정말로 심판이 흔들린다. 유럽 쪽 선수들은 크게 동작을 하면서 요구하는데, 심판도 사람이다 보니 감정이 상한다. 저는 이걸 역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경기 시작 전 대기 공간에 선수들과 심판이 서 있는데, 저는 심판과 눈을 맞추며 '잘 지냈냐'고 인사를 나눈다"고도 했다.

방송에 출연한 김정환 선수는 구본길의 이 말에 "대기 공간에 가면 이미 심판이 구본길한테 'You good~'하면서 인사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맞팔(서로 팔로우)도 하더라"며 "이렇게까지 심판에게 신경 쓰는 건 펜싱에서, 특히 사브르는 심판의 판정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구본길은 같은 해 SBS '집사부일체'에서도 "심판도 사람이다 보니 흐름에 영향을 받는다. 저는 비디오 판독 신청을 할 때 간절하게 한다. '제발 나를 도와달라'고 간절함을 표한다. 거기서 안 먹힌다면 바로 무릎 꿇는다"고 했다.

구본길은 지난달 31일 프랑스와 남자 사브르 단체전 준결승에서도 이 전략을 사용했다. 경기 도중 심판에게 한껏 고개를 숙이곤 손으로 모니터 모양을 의미하는 네모를 연신 그리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 것이다. 그의 '공손 전략'은 헝가리와의 결승전에서도 나왔다.

김준호 KBS 펜싱 해설위원은 이를 보고 "구본길 선수의 시그니처 동작"이라고 했다. 네티즌들은 "실력과 예의까지 갖췄다", "예의 바르게 행동해서 나쁠 게 하나도 없을 것 같긴 하다", "심판들도 한국식 예의를 맛보면 매우 좋아할 것", "접대는 빠르고 날카롭게" 등 반응을 보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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