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기자·암살자 등 수감자 교환…서방·러, 냉전 후 최대 규모

입력 2024-08-02 17:45   수정 2024-08-03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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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가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인 24명의 수감자 맞교환을 단행했다. 이번 협상은 정치적 계산에 따른 거래로,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 개선 여부와 무관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 등과 협상한 끝에 간첩 혐의로 러시아에 수감됐던 에번 거슈코비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등 총 16명을 석방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석방된 인사는 거슈코비치 기자를 포함해 미국 해병대 출신인 폴 웰런, 알수 쿠르마셰바 자유유럽방송(RFE) 기자 등 미국인 3명과 독일인 5명 등이다. 러시아에 수감 중이던 반(反)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측근들도 석방됐다. 이들이 풀려난 대가로 독일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살인범 바딤 크라시코프 등 러시아 국적 수감자 8명이 서방국 교도소에서 나와 러시아로 돌아갔다. 이번 협상에 튀르키예, 폴란드, 슬로베니아, 노르웨이, 벨라루스도 협조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으로 돌아온 석방자들을 직접 맞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당국이 어떤 합법적 이유도 없이 이들을 오랜 시간 구금해왔다”고 규탄했다.


이 같은 협상 성사에도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 개선 전망은 어둡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대화 여부에 대해 “직접 접촉할 필요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이른바 ‘인질 외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니얼 길버트 미국 노스웨스턴대 정치학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거슈코비치 기자 수감은) 법 집행을 가장한 인질극에 불과하다”며 “테러 단체가 아니라 정부마저 이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거슈코비치 기자는 지난해 3월 취재 목적으로 방문한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연방보안국에 체포돼 지난달 징역 16년형을 선고받았다. 러시아는 그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지시로 군수 업체 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암살자의 석방에 대해 비판도 제기된다. 석방된 크라시코프는 대낮에 독일 베를린 시내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조지아 출신인 젤림칸 칸고슈빌리 전 체첸 반군 지휘관을 총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인질 교환에 불과하고, 미국의 미래에 안 좋은 선례를 남겼다”며 “우리가 (러시아에) 돈을 줬는지 궁금하다”고 평가절하했다.

김리안/이현일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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