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시동 거는 제주항공…LCC 지각변동 예고

입력 2024-08-02 17:32   수정 2024-08-03 01:37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업계가 제주항공의 ‘인수합병(M&A) 예고’로 시끄럽다. “사모펀드(PEF)가 지분을 보유한 항공사는 언젠가 매각 대상이 된다. 이런 M&A 기회가 왔을 때 필요하다면 적극 대응하겠다”는 메일을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임직원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업계에선 PEF가 지분을 들고 있는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제주항공이 M&A에 성공하면 조만간 합병 절차를 밟을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연합군, 최근 대한항공의 유럽 노선 4개를 물려받은 티웨이항공과의 LCC업계 1위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M&A 군불 때는 제주항공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최근 PEF가 지분을 보유한 LCC의 M&A 가능성을 담은 메일을 임직원들에게 보냈다. 여기에 해당하는 LCC는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 세 곳이다.

에어프레미아는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과 문보국 전 레저큐 대표가 설립한 투자회사인 AP홀딩스(지분율 43.6%)와 PEF인 JC파트너스(약 22%)가 주요 주주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김 회장과 문 대표가 JC파트너스 지분도 갖고 있다는 점에서 AP홀딩스와 JC파트너스를 사실상 한 몸으로 파악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투자회사인 만큼 보유 지분을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프레미아는 미국 등 장거리 노선이 많은 만큼 단거리 위주인 제주항공과 통합하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선 등 단거리 노선 위주인 이스타항공의 주인은 또 다른 PEF인 VIG파트너스다. 지난해 6월 약 1400억원을 투입해 지분 100%를 확보했다. IB업계에선 VIG파트너스가 최근 2년간 국민연금으로부터 펀딩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신규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스타항공을 매물로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어인천은 소시어스PE가 80% 지분을 보유한 화물전용 항공사로 최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인수했다. 다만 제주항공이 ‘LCC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에어인천 인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진에어 연합, 티웨이와 3파전
김 대표가 공개적으로 M&A를 거론한 건 그만큼 LCC업계 판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어서다. 경쟁자들이 몸집을 불리면서 제주항공은 2005년 설립 후 20년째 지켜온 LCC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내줘야 할 위기에 몰렸다.

먼저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연합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이들 LCC는 연내 모기업이 통합하면 순차적으로 하나가 된다. 이렇게 탄생하는 통합 LCC는 매출(작년 기준 2조4785억원), 승객 수(5144만 명), 보유 항공기(58대) 등에서 제주항공(매출 1조7240억원·승객 수 1230만 명·보유 항공기 42대)을 압도한다.

제주항공을 위협하기는 티웨이항공도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조건으로 대한항공이 내놓은 유럽 노선(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을 모두 넘겨받은 데 이어 미주지역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 1조3488억원이던 티웨이항공 매출이 내년 1조8000억원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예림당(29.74%)에 이어 최근 2대주주로 올라선 대명소노그룹(24.9%)이 경영에 참여하면 호텔, 콘도 등과의 시너지로 몸집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덩치를 키워야 효율이 높아지는 항공산업 특성상 제주항공도 M&A 기회가 오면 적극 잡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여기에 성장세가 둔화된 석유화학 및 생활용품보다 미래가 밝은 항공업에 투자를 집중하려는 애경그룹의 전략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후/차준호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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