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상승세가 수도권 아파트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기 신도시 재정비 호재가 있거나 서울 인접 지역이 강세를 보인다. 개발 호재가 많은 경기 평택은 미분양 물량이 늘고 매매가 하락세가 지속돼 눈길을 끈다. ‘반도체 호재’가 적지 않은 평택이 저평가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월 이후 지난주까지 경기권에서는 안성(-1.98%) 이천(-1.76 %) 평택(-1.66 %) 순으로 매매가 하락률이 높았다. 같은 기간 서울 접근성이 좋은 과천(2.19%), 1기 신도시 재건축 호재가 있는 고양 덕양구(1.78 %)와 성남 분당구(1.76 %)가 큰 폭으로 오른 것과 대비된다.
가격 내림세가 큰 지역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경기도의 미분양 주택 물량은 9956가구로 전월(8876가구)보다 1080가구(12.2%) 증가했다. 평택이 3289가구로 경기도 전체 미분양 물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효과’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개발 호재가 있는 평택을 주목한다. 국내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인 삼성전자 캠퍼스를 끼고 있어 수요가 많은 지역이지만 장기간 고전하고 있어서다.
올해 들어 평택에서는 분양 단지 7곳 중 6곳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평균 청약률이 0.24 대 1로, 상반기 수도권 평균 경쟁률(8.09 대 1)에 한참 못 미친다. 미분양이 가장 많은 ‘평택 브레인시티 중흥S클래스’는 1980가구 중 1182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은 주간 매매가 변동률(부동산원 기준)이 지난해 11월 이후 마이너스를 지속 중이다. 지하철 1호선 서정리역과 인접한 고덕신도시 ‘고덕국제신도시제일풍경채’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6억5500만원에 손바뀜했다. 2021년 말 고덕신도시 전용 84㎡ 매매가격이 10억원에 육박한 것과 비교하면 30%가량 하락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상반기 평택에선 4924가구가 분양됐다. 경기 지역 전체 물량(3만30가구)의 16.4%에 해당한다. 하반기에는 3656가구, 내년에는 9239가구 공급이 예정돼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이 분석한 평택의 연간 적정 주택 수요는 2967가구다.
호재가 많은 지역이라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관측도 나온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평택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주(7월 29일 기준) 보합을 기록해 23주 만에 하락세가 멈췄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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