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복싱, 뿔 달린 괴물과 대결?…'XY' 상대방에 불만 폭발 [2024 파리올림픽]

2024 파리올림픽에서 성별 논란에 휩싸인 선수와 맞붙게 된 헝가리의 여자 복싱 국가대표 언너 루처 허모리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적절한 이미지를 게재해 논란에 휩싸였다.

3일 호주 매체 '시드니 모닝 헤럴드' 등에 따르면 허모리는 자신의 SNS에 대회 66kg급 8강전에서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와 맞붙게 된 심정을 표현한 이미지를 올렸다.

허모리가 올린 이미지를 보면 날씬한 여성 복싱 선수가 뿔이 달린 거대한 근육질의 괴물과 마주보고 선 모습이 나와 있다.

이 게시물이 공개되자 일부 스포츠 팬들은 허모리가 칼리프를 괴물에 빗댄 것이 올림픽 정신과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허모리는 "칼리프가 여자 종목에서 경쟁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가능하면 끝까지 싸워보겠다"고 했다.

여자 복싱 57kg급에서도 성별 논란이 불거진 선수가 있다. 대만의 린위팅이다. 린위팅을 상대하게 된 불가리아의 스베틀라나 카메노바 스타네바는 "이런 상황은 여자 복싱에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성별 논란의 당사자를 상대하게 된 각국 선수단은 비판적 입장을 내놨다.

헝가리복싱협회는 칼리프가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것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하고 면담을 요청했다. 불가리아복싱협회는 "올림픽에선 모든 선수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칼리프와 린위팅은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실격 처리됐다. 우마르 클레믈레프 당시 IBA 회장은 "이들은 (남성 염색체인) XY 염색체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IOC는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칼리프와 린위팅의 파리올림픽 출전을 보장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