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 걸린 中전기버스…정부 "사후관리 강화"

입력 2024-08-04 17:10   수정 2024-08-05 00:39

이르면 다음달부터 전기·수소차 관련 자체 인증 시설과 기술 인력을 보유한 업체만 정부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중국 등 외국에서 제작한 전기·수소차를 무분별하게 수입·판매하면서 사후 관리는 외면해 소비자 불편을 초래하는 수입 업체 난립을 막기 위해서다.


4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작 자동차 인증 및 검사 방법과 절차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고시안을 행정 예고했다. 관계 부처 의견 수렴을 거쳐 이달 개정할 예정이다. 전기·수소차의 사후 관리를 강화하고 차량 성능 향상을 유도하겠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르면 내연차와 전기·수소차 등의 차량을 국내에서 판매하려면 환경부의 환경 인증을 받아야만 한다. 다만 전기·수소차는 시장을 조기에 활성화하기 위해 내연차와 달리 자체 시험 시설이나 기술 인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인증 신청을 허용해줬다. 이렇다 보니 값싸지만 품질이 낮은 중국차를 수입해 판매하는 데만 급급하고 사후 관리는 외면한 자동차 수입·매매 상사가 난립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개정고시안이 통과되면 중국산 전기버스 등 승합차 판매에는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산 전기버스는 대부분 제작사가 직접 판매하기보다 영세 자동차 수입·매매 상사를 통해 한국으로 들여오는 일이 많다. 대부분의 수입·매매 상사는 자체 시험 시설이나 기술 인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 전기승용차는 BYD 등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이 직접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어 이번 개정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증받은 자동차를 구매해 어린이 통학 용도로 제작한 때에는 예외적으로 인증 신청을 허용하기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통학 차량은 처음부터 통학용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제작차를 들여와 국내 중소 업체들이 통학차로 개조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환경부는 전기자동차 인증 시 제출할 항목도 추가 신설할 계획이다. 현재는 전기차 보조금 산정 시 제작사에서 배출한 배터리 에너지 밀도, 재활용 가치 등이 주요 인증 항목이다. 앞으로는 유가금속량, 차량 진단·충전 장치 등도 인증 단계에서 관리하도록 항목을 추가할 예정이다.

곽용희/강경민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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