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로보틱스 합쳐야 기업가치 뛴다"

입력 2024-08-04 17:12   수정 2024-08-05 00:51

두산그룹이 밥캣-로보틱스 합병을 둘러싼 논란을 정면 돌파하기로 했다.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주서한을 발송하는 등 직접 소통에 나서기로 했다. 밥캣-로보틱스 합병 비율 등이 집중적으로 비판받고 있는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할 경우 자칫하면 다음달 25일로 예정된 밥캣 인적분할 및 밥캣-로보틱스 합병 결의안이 무산될 수 있어서다.

주주와 직접 소통 나선 두산그룹
4일 두산그룹은 “5일부터 이해당사자인 두산에너빌리티·밥캣·로보틱스 3사의 주주를 대상으로 소통을 활발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한의 골자는 ‘나무가 아니라 숲을 봐달라’이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12일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떼어내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편입한 뒤 두 회사를 합병하는 사업재편안을 발표했다. 주식 교환 비율은 관련 규정에 따라 밥캣 1 대 로보틱스 0.63으로 정했다. 밥캣의 기업가치는 5조700억원, 로보틱스는 5조1900억원이었다. 하지만 소액 주주들은 지난해 두산그룹 전체 매출의 97%(1조3899억원)를 차지한 밥캣의 주식 가치가 저평가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한 내용을 미리 공개한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체코 원전에 이어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에서 총 10기 내외의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기술 확보 및 적시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 유동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예상대로 유럽 등에서 10기가량의 원전을 수주해도 현재의 ‘캐파’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려면 자금 조달이 필수인데 두산밥캣을 인적분할함으로써 신용 여력을 키우는 것을 최선책으로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분할 후 두산밥캣이 차입금 7000억원을 갖고 나가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은행권에서 신규로 대출받을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여기에 두산 큐벡스·D20·분당리츠 등 비영업용 자산을 처분해 5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캐파 늘려야 원전 추가 수주”
두산그룹이 정면 돌파에 나선 건 시장의 반응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서다. 그룹 관계자는 “밥캣과 로보틱스의 합병 비율만 부각되면서 두산이 소액주주의 편익을 침해하려 한다는 오해가 너무 커졌다”며 “이제라도 이번 사업재편의 핵심을 제대로 설명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는 “산업용 장비와 로봇의 시너지로 오히려 주식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용 자율주행 장비 시장은 2031년 8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데, 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선 기존 제품들의 로봇화가 필수적”이라며 “두산로보틱스는 비전인식, 디지털트윈, 딥러닝, 정밀제어 등 강력한 소프트웨어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밥캣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주식교환 비율에 대해서도 스캇 박 대표는 “주식교환 이후에 주주들은 결론적으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가 합쳐진 통합법인의 주식을 갖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사업재편 이후에도 현재 배당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이 공세로 전환하면서 다음달 25일로 예정된 두산에너빌리티의 인적분할 관련 임시 주주총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밥캣을 떼내는 분할안이 무산되면 밥캣-로보틱스의 합병도 무위로 돌아간다. 두산에너빌리티 소액주주 비중은 63.4%(3월 말 기준)에 달한다. 이중 국민연금 지분율도 6.78%다. 분할합병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안건으로,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 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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