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논란' 女 복싱선수 "가족들 걱정해…괴롭히지 말라" [2024 파리올림픽]

입력 2024-08-05 21:56   수정 2024-08-05 22:09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에서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갖고 출전해 성별 논란에 휩싸인 알제리 선수가 "가족이 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자신에 대한 혐오 발언과 괴롭힘을 중단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마네 칼리프(26)는 지난 4일(현지시간) SNTV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올림픽의 원칙과 헌장을 지키고 모든 선수를 괴롭히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며 "괴롭힘은 큰 영향을 미친다. 사람을 파괴하고 사람의 생각, 마음, 정신을 죽일 수 있기 때문에 나는 괴롭힘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다"고 했다.

칼리프는 자신을 향해 전 세계 올림픽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경기에 집중하고자 가급적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나는 소셜미디어를 잘 안 한다"며 "올림픽에서는 특히 정신건강을 관리해주는 팀도 있어서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이 소셜미디어를 자주 하지 않도록 관리해준다"고 했다.

칼리프는 또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가족과 연락하는데, 가족이 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며 "가족이 큰 영향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위기가 금메달로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했다. 자신의 출전을 허용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는 "정의를 실현해 준 걸 알고 있으며 진실을 보여준 이번 결정에 기쁘다"고 했다.


정상급 여자 복서로 활약하고 있는 칼리프(여자 66kg급), 린위팅(여자 57kg급)의 성별 논란은 지난해 치러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불거졌다. 두 선수가 남성 염색체인 XY 염색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결승전을 앞두고 있던 칼리프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기준치를 넘겨 실격 처분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IOC는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할 수 없다며 칼리프와 린위팅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IOC는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두 선수가 받는 학대 행위에 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파리 올림픽 복싱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는 대회 출전 자격과 참가 규정, 의료 규정을 준수해야 하고, 이번 대회는 이전과 동일하게 '여권'을 기준으로 성별과 나이를 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은 차별 없이 운동할 권리가 있다"며 "경기 중 자격 규정이 변경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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