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퍼블리싱 키우는 크래프톤, 前 라이엇 수장도 영입

입력 2024-08-06 09:15   수정 2024-08-06 14:42

크래프톤이 퍼블리싱(공급) 역량을 키우기 위해 거물급 인사를 잇달아 영입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등 글로벌 대형 게임사에서 요직을 거친 인물을 퍼블리싱 총괄 책임자로 선임했다.

크래프톤은 “오진호 전 라이엇게임즈 사업총괄 대표를 최고 글로벌 퍼블리싱 책임자(CGPO, 사진)로 선임했다”고 6일 발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지식재산권(IP) 발굴과 서비스 강화, 퍼블리싱 확대 등 국제 사업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키기 위한 인재 영입”이라며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IP를 확보하는 상황에서 CGPO의 리더십이 사업 확장을 효과적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오 CGPO는 아시아 시장에서 손꼽히는 퍼블리싱 전문가로 불린다. 미국 코넬대 졸업 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한국 대표와 동남아 대표를 역임하면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등을 현지화하고 출시하는 일을 지원했다. 가레나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하기도 했다. 가레나는 프리파이어, FC온라인 등을 유통하면서 연간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싱가포르 게임사다. 오 CGPO는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아시아 대표로 시작해 라이엇게임즈 본사의 사업총괄 대표 자리도 맡았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말 애플 글로벌 신사업 총괄(제너럴 매니저)이자 애플코리아 대표를 역임한 윤상훈 박사를 글로벌 전략 및 운영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엔 삼성전자의 삼성페이 글로벌 총괄과 에픽게임즈 플랫폼 사업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는 토마스 고를 퍼블리싱 플랫폼부문 부사장으로 데려왔다. 고 부사장은 동남아, 러시아 등 해외에서 삼성페이 시장 개척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업계에선 크래프톤의 잇따른 인재 영입이 세계적인 게임 퍼블리싱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게임사는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인도 시장에서 1위 퍼블리싱 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에만 이 시장에서 최소 6종의 게임을 내놓는 게 목표다. 지분 투자를 통해 확보한 외부 IP의 수도 2021년 2개에서 2022년 7개, 지난해 10개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 1분기에는 생존 게임 제작사인 영국 레드로버, 사격 게임 개발사인 C77 등에 투자했다.

퍼블리싱 사업을 병행하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체 게임을 개발해 직접 유통할 때와 달리 수익을 IP 개발사와 공유하게 되지만 여러 게임을 공급하면서 매출의 기복을 줄일 수 있다. 사격 게임인 ‘펍지: 배틀그라운드’에 쏠렸던 수익원을 다각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크래프톤은 블루홀스튜디오, 라이징윙스 등 12개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자체 게임 공급에도 힘쓰고 있다.

오 CGPO는 “해외 영향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는 크래프톤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며 “오랫동안 게임 사업에서쌓은 사업 역량과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이용자와 팬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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