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06일 14:4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마트가 자금 조달 방안 마련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차환 등을 위해 보유 현금과 사모채 시장 등을 활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자금조달 방식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5일 500억원어치 7년물 사모채를 발행했다. 금리는 연 3.899%로 책정됐다. 확보한 자금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차환에 투입된다. 2021년 발행한 3년 만기 회사채 1700억원이 이번 달 도래한다. 당초 전액 보유 현금으로 상환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사모채 시장에서 확보한 금액을 차환용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부족한 금액은 보유 현금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2021년 발행된 3년 만기 회사채 금리가 연 1.804%인 점을 고려하면 이자 부담은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공모채 시장에서 이마트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점이 사모채 시장을 찾은 배경으로 꼽힌다. 사모채 시장은 공모채 시장과 달리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미매각에 따른 평판 훼손 우려가 적다는 뜻이다.
신용도 하향 부담도 고려했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상반기 정기 신용평가에서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내렸다. 대형마트 업황 저하에 따른 이익 창출 규모가 감소한 데다 인수합병(M&A) 등으로 재무 부담이 확대된 여파다.
상반기 열린 공모채 도전에서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것도 사모채 시장 우회를 택한 요소다. 이마트는 지난 2월 3년물 2050억원을 연 4.096%에, 5년물 950억원을 연 4.401%에 찍었다. 다만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들이 매긴 금리의 평균)보다 높은 금리에 회사채를 찍는 ‘오버 발행’을 피하지 못했다.
이마트의 자금조달 방정식은 점차 복잡해질 전망이다. 이마트의 자금조달 계획은 물론 자회사 지원 여부 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이마트가 신세계건설 신종자본증권 발행 과정에서 자금 보충 약정을 맺고 지원한 게 대표적이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지분 70.4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다만 이마트가 차입구조 장기화를 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특히 이번 사모채는 만기가 긴 7년물 회사채로 구성했다. 그간 기업어음(CP) 등 단기 조달시장 비중이 높았던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장기물 카드를 통해 단기물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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