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압타머를 활용해 수십개의 코로나19 변이를 빠르게 진단하는 바이오센서 시스템을 개발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한호성 외과 교수와 김상태 수석연구원, 박정수 진단검사의학과 교수팀이 코로나19 진단용 멀티 바이오센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7일 발표했다.
압타머를 반도체 칩에 접목해 전기·화학적 반응으로 환자 타액, 콧물, 땀, 소변 등에서 다양한 항원을 검출하는 비표지식 멀티바이오센서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노 기술을 이용해 효소나 형광물질, 동위방사원소 등 기존 표시 물질을 쓰지 않아 검사가 쉽고 정확하고 민감도도 높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개발한 바이오센서 시스템은 기존 항체 기반 신속진단키트나 효소면역측정법(ELISA)보다 1000배 넘게 빠르다.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아 극미량의 항원도 검출할 수 있다. 압타머는 다양한 항원을 구조적 형태로 인식하도록 고안돼 수십 종의 변이체를 탐지할 수 있다.
기존 코로나19 진단에 쓰이는 신속진단키트와 유전자증폭검사(PCR), ELISA 등은 빠르게 확산하는 변이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식별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변이를 즉각 추적하기 위해 압타머를 활용했다.
압타머는 항체처럼 표적분자에 잘 결합해 화학 항체로 불린다. 단일 부위에 결합하는 항체와 달리 압타머는 표적 단백질의 3차원적 형체를 인식해 항체보다 표적 선택성이 높고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생산이 쉽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양성 환자 60명의 검체를 사용해 스파이크(spike), 뉴클레오캡시드(Nucleocapsid) 등의 항원에 결합하는 압타머를 만들었다. 유리기판에 고정시키고 전류를 흘린 뒤 전기용량(Capacitance)을 측정해 항원 검출을 확인하는 바이오센싱 시스템을 완성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변이체를 10펨토몰(fM) 농도까지 검출해 높은 민감도와 특이성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 교수와 김 연구원은 "저렴하고 신속하게 변이체 항원까지 검출할 수 있는 효율적인 진단 도구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전염병 확산을 막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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